美 데뷔 음반 낸 마리아 킴 "재즈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여권이래요"
피아노 연주와 보컬 병행…"두 자아가 싸우는 것처럼 까다로워요"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연주로 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는 뮤지션이 되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다면,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동료와 함께 꾸준히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재즈 보컬리스트 겸 피아니스트 마리아 킴(38)의 이야기는 이제 막 새로운 챕터에 접어들었다. 한국 재즈의 산실 '야누스'에서 성장한 15살 재즈 뮤지션은 30대에 접어든 지금 한국을 넘어 세계를 누비는 아티스트를 꿈꾼다.
마리아 킴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중요한 1년이다. 처음으로 미국 레이블과 함께하게 됐고, 월드 투어를 개최하는 호사도 생겼다"며 "세계적인 재즈 흐름에 맞춰 각국의 재즈 팬들에게 다가갈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3살부터 클래식 피아노를 연주한 마리아 킴은 청소년기 즉흥연주가 가능한 재즈에 빠져들었다. 클럽에서 공연하며 재즈를 공부하기 시작한 뒤로는 노래에 매력을 느꼈고, 재즈 뮤지션 가운데 드물게 피아노와 보컬을 병행하는 아티스트가 됐다.
마리아 킴은 "손은 정확한 박자를 지키며 입으로는 치고 나가다 보면 서로 다른 자아가 싸우는 것처럼 까다롭게 느껴진다"며 "무대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연주와 노래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보니 병행하는 아티스트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버클리 음대에서 학사, 뉴잉글랜드 음악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그는 2015년 첫 앨범을 발매한 뒤 꾸준히 국내 활동을 이어왔다. 2021년 발매한 앨범 이듬해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보컬 음반 부문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재즈라는 음악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만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재즈 뮤지션으로 제 음반을 만들고, 공연을 준비하는 데 전념할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했다.
마리아 킴은 오는 7일 정규 7집 '미스티 블루'(Misty Blue)를 발매하고 미국 무대에 데뷔한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레이블 '라 리저브'(La Reserve)와 음반 계약을 맺은 뒤 처음으로 내놓는 작품이다.
앨범은 '재즈다운 것'에 대한 고민을 담기 위해 60년대 유행한 하드 밥(Hard Bop) 장르의 곡들로 10곡을 채웠다. 하드 밥은 재즈의 본류인 스윙 리듬과 블루스 선율을 살린 재즈의 하위 장르다.
그는 "재즈 하면 생각나는 트럼펫, 색소폰의 소리를 앞으로 내세웠다"며 "관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앨범은 이번이 처음이라 재즈다운 소리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미상 후보에 오른 트럼펫 연주자이자 보컬리스트인 베니 베낵 3세도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기 소셜미디어(SNS)상에서 베낵과 친분을 쌓은 것이 계기가 되어 공연과 녹음을 함께 했다.
마리아 킴은 "베니와 저는 악기 연주와 노래를 병행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인지 연주도, 녹음도 편안하게 흘러갔다"며 "베니와의 활동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쉬워서 기념사진을 찍듯 앨범으로 두 사람의 호흡을 남겼다"도 말했다.
데뷔 후 첫 번째 월드 투어도 이어진다. 지난 2월 중국에서 공연한 그는 6월 서울과 대구, 통영에서 공연한 뒤 7월에는 호주, 8월에는 미국, 11월에는 대만과 중국을 찾는다.
"어느 나라 사람이든, 어떤 배경의 사람이든 재즈라는 언어로 같이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더 노력해서 1년 내내 공연으로 스케줄을 꽉 채우고 싶습니다."
커리어의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는 마리아 킴은 선배 재즈 뮤지션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된다고 말한다. 지난해 전설적인 재즈 기타리스트 러셀 말론과 무대를 꾸민 그는 말론에게서 깨우침을 얻기도 했다.
마리아 킴은 "말론에게서 '재즈라는 음악은 여권과도 같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재즈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으니 많은 뮤지션과 교류하라고 말씀하시더라. '이대로 열심히 하면 돼' 말씀해주시는 느낌이라 큰 응원이 됐다"고 돌아봤다.
국제적인 재즈의 흐름에 맞춰 발전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그는 8월 미국에서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간다. 좋아하는 음악가들과 나이가 들어도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음악은 장거리 달리기니까 지치지 않고 음악을 계속해나가고 싶어요. 다른 사람에게 받은 응원을 기억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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