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저출생’을 혼동하지 말아요! [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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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사회 화두 중 하나는 '저출산'이다.
이 둘은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정재훈 서울여대 교수는 "저출산은 저출산으로, 저출생은 저출생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여성이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를 알아보려면 저출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고, 어느 지역의 인구 문제를 들여다보려면 저출생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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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렇게 다른 용어를 성평등이라는 이념이나 감정에 휩싸여 함부로 바꾸거나 대체하려고 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비슷한 오류를 몇 번이나 경험한 바 있다. 그 대표적인 예는 ‘다문화가정’, ‘다문화이해교육’이다. ‘다문화가정’은 2003년 한 종교 단체가 ‘국제결혼가정’이라는 용어가 차별적이라며, 그 대안으로 제시한 용어이다. 이 단체의 주장과는 달리, ‘국제결혼가정’은 차별적인 용어가 아니다. 오히려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가 차별적이고 전 세계에서 한국만이 사용하는 용어이다. 또 다른 예로, ‘다문화이해교육’은 ‘다문화교육’이 이주배경학생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비판하면서 만든 용어이다. 이는 ‘다문화교육’이 본래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 생긴 하나의 오해이다. 그리고 ‘다문화이해교육’이라는 용어는 실체도 없고 국제적으로도 통용되지 않는 용어이다.
요컨대 ‘저출산’과 ‘저출생’이라는 용어도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정부나 지자체가 어떤 용어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관련 분야의 학자들에게 자문하는 게 현명하다. 물은 쏟기는 쉬워도 주워 담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장한업 이화여대 다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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