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의 사회적 참사 없어야"…추모공간 조성 윤곽

이승현 기자 2024. 6. 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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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안전 지침을 지키지 않은 날림공사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참사가 벌써 3주기를 맞는다.

재개발 부지 내·외부 등 장소에 대한 이견으로 지지부진하던 광주 학동참사 추모공간 조성의 윤곽이 나왔다.

유가족 협의회는 추모공간 조성 부지를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시에 기부채납해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재원을 사회적 참사를 겪은 이들의 트라우마 치료에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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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학동참사 3주기] 사고현장 인근 녹지에 조성
안전의식 고취 위한 사고 버스 전시도 광주시에 건의

[편집자주] 기본적인 안전 지침을 지키지 않은 날림공사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학동참사가 벌써 3주기를 맞는다. 1000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유족들의 아픔, 트라우마는 이어지고 책임자 처벌은 매듭지어지지 않았다. 6월 9일의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획기사를 3편에 나눠 싣는다.

광주 학동 참사 3주기를 열흘 앞둔 31일 광주 북구 각화정수장에 당시 사고로 매몰됐던 운림54번 시내버스가 처참한 모습으로 보관되고 있다. 2024.5.31/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광주=뉴스1) 이승현 기자 = 재개발 부지 내·외부 등 장소에 대한 이견으로 지지부진하던 광주 학동참사 추모공간 조성의 윤곽이 나왔다. 참사가 발생한 지 2년 9개월여 만이다.

사고 지점에서 약 300m 떨어진 외부에 조성되는 공간은 2026년 상반기쯤 만들어질 학동행정복합센터와 광주천을 연결하는 산책로인 연결녹지를 활용한다.

바닥에 '시간의 순환'을 의미하는 4개의 원형 패턴을 새기고, 휴게공간으로 마련될 벤치 뒤로는 희생자 9명을 기리는 추모 식수 9그루가 식재된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직접적이 아닌 간접적으로 추모공간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추모공간 조성이 계획되면서 희생자들이 타고 있었으나 사실상 방치돼 왔던 '운림54번' 시내버스의 보존 방향도 논의를 시작했다.

시내버스를 녹여 조형물로 만든 뒤 추모공간에 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 경각심을 느끼고 재발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영구보존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유가족 협의회는 광주 북구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 등 안전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곳에 버스를 전시하는 방안을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건의했다.

강 시장은 '세월호 영구보존'을 예시로 들며 공감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방법 등은 아직 협의되지 않았다.

유족들은 구조작업에 투입됐던 소방·경찰관들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

참사 발생 3년이 돼 가지만 마땅한 사회적 트라우마 치료센터가 없고, 비용문제로도 치료를 받지 못하는 소방대원과 경찰들의 트라우마 치료에도 손을 내밀었다.

유가족 협의회는 추모공간 조성 부지를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시에 기부채납해 많은 비용이 들지 않는 만큼 재원을 사회적 참사를 겪은 이들의 트라우마 치료에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산업개발은 관공서에 재원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대상자들의 관련 치료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 측은 강기정 시장에게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고, 강 시장은 내달 개원하는 국가폭력트라우마 치유센터와 연계해 치료 방안을 모색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주 의료진이 없는 만큼 별도의 센터 설립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방침이다.

황옥철 유가족 협의회 대표는 "시신 훼손 정도가 심각했던 모습을 마주하고 또 구조했던 살아있는 사람들에 대한 치료가 절실하다"며 "유가족들은 사회적 재난 참사 피해자들이 트라우마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틀을 광주에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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