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뇌물' 이화영 내일 1심 선고…주요 쟁점은

이영주 2024. 6. 6. 0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가 북측에 약속한 800만 달러 대신 지급" vs "경기도와 무관"
'이화영 공모 여부' 재판부 판단에 따라 檢 '이재명 수사' 향배 갈려
구속 전 피의자심문 출석하는 이화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쌍방울 그룹의 800만 달러 대북송금에 공모 및 억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1심 선고 재판이 오는 7일 열린다.

이 전 부지사가 2022년 10월 14일 기소된 지 약 1년 8개월 만이다.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는 7일 오후 2시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선고 공판을 연다.

이날 재판에서 쟁점이 되는 사건은 쌍방울의 대북송금(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다.

쌍방울의 대북송금 의혹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영철 조선아태위 위원장에게 대신 전달해 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과 공모해 거액의 달러를 신고와 허가도 없이 중국으로 밀반출해 금융제재대상자인 조선노동당에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경기도가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를 UN 및 대북 제재 등으로 줄 수 없게 되자, 김 전 회장이 대신 내주고 이를 계기로 경기도 도움을 받아 대북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수원=연합뉴스) 2020년 1월 13일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평화협력 정책 및 대북 교류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에게 대납을 요구하며 "경기도 지원 하에 대북사업을 진행하라"고 권유했다.

김 전 회장은 이 같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으나, 이 전 부지사는 "대북송금은 경기도와 무관한 쌍방울의 대북 경제협력사업을 위한 계약금 성격"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애초 대북 제재로 북한에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김 전 회장에게 대납을 요구할 이유 자체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대북송금 중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에 대한 검찰과 이 전 부지사의 입장도 극명하게 다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 전 회장에게 도지사 방북을 북측 인사에게 요청해달라고 부탁한 뒤, 북측이 요구한 방북 비용도 대신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당시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대북 정세가 경색됐기 때문에 방북을 위한 비용 대납 요구는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반박해왔다.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의 진술을 비롯한 대북 브로커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 경기도 공무원 등 사건 관련자들의 증언, 당시 경기도 공문, 국정원 문건 등을 토대로 대북송금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검찰 2차 조사 마치고 나오는 이재명 대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9월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3.9.12 xanadu@yna.co.kr

나아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의 대납을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기 때문에, 이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향후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탄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지난해 9월 쌍방울 대북송금과 관련해 검찰이 청구한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서울중앙지법에서 기각된 이후 약 8개월이 지난 시점이라, 이 대표에 대한 기소는 시간 문제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이와 반대로 이 전 부지사가 대북송금에 공모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재판부 판단이 나온다면, 검찰로서는 이 대표에 대한 수사 차질은 물론이고 "검찰 조작 수사"를 주장하는 민주당 등 정치권으로부터 역풍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8월까지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 등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을 제공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3억3천400여만 원의 정치자금과 그중 2억5천900여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공판 출석하는 김성태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5개 비상장회사 자금 500억원대 횡령 및 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4.4.19 xanadu@yna.co.kr

특가법상 수뢰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기 때문에, 이 전 부지사의 개인 비리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중형 선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15년과 벌금 10억원 및 추징 3억3천400여만원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young86@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