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가족…韓 수의사들과 더 많이 교류하고파"[펫피플]
(서울=뉴스1) 최서윤 동물문화전문기자 = 등록 수의사 2만 명, 참가업체 600개, 강의실 14개, 전시장 크기 축구장 4개…….
지난달 29~31일 3일간 중국 항저우 인터내셔널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제16회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사대회(WESAVC)'의 규모다.
중국의 넓은 땅덩어리와 인구를 반영하듯 큰 규모의 수의사대회(수의학술대회)는 처음 보는 사람들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 대회가 처음부터 컸던 것은 아니었다. 제1회 참가자는 700명에 그쳤다. 행사 규모를 키우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인물이 있었으니 라이 샤오윈(Xiaoyun Lai)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 사무총장이다.
라이 사무총장이 행사 규모를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소동물, 즉 반려동물이다.
그는 최근 '뉴스1'와 인터뷰에서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이 가족"이라며 "가족의 건강을 챙기고 싶은 마음이 생겨 행사를 기획하게 됐고 점점 커져서 오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대회 1회부터 참가한 박효철 대한수의사회 미래신사업단장은 "라이 사무총장이 대회 규모를 키우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며 옆에서 추켜세웠다.
1993년부터 수의 임상을 시작했다는 라이 사무총장은 강아지 1마리, 고양이 2마리를 키우고 있다. 그는 동물을 치료하고 살리고 싶은 마음에 수의사가 됐다고 했다.
라이 사무총장에 따르면 중국에서 수의사가 되기는 어렵다. 5년제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시험을 봐야 하는데 15%만 통과할 수 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렵게 수의사가 된 만큼 자부심도 남달라 보였다.
중국에는 대동물 90%, 소동물 10% 비율로 소, 돼지 임상 수의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반려동물 임상 수의사는 꾸준히 늘고 있다.
소동물 중에서는 강아지는 5,600만 마리이고 고양이는 6,200만 마리다. 중국은 최근 강아지보다 상대적으로 손을 덜 타는 고양이를 더 많이 키우는 추세라고 라이 총장이 전했다.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학회는 중국 전역 반려동물 수의사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동물병원 2만 개, 수의사 8만 명이 회원이다.
라이 총장은 "중국도 반려동물을 많이 키우고 있어서 소동물 임상 발전을 위한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임상 수의사들이 학습할 수 있는 공간과 교류의 장을 넓히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수의사 교육과 함께 동물병원 전문화를 위한 최신 의료기기, 반려동물 건강을 위한 동물용의약품과 기능성 사료 등을 선보였다"며 "수의사들이 중심이 돼 반려동물 문화를 향상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사대회는 큰 규모답게 의료기기 기업 '마인드레이'부터 △GE헬스케어 △로얄캐닌 △조에티스 △엘랑코동물약품 △베링거인겔하임동물약품 △버박 등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각종 이벤트를 진행했다.
한국 기업들도 참가해 제품을 소개했다. 바이오노트, 대웅펫 등 기업이 부스를 차렸다. 대한수의사회(회장 허주형)에서는 오는 10월 대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수의사대회 총회(파바, FAVA)와 내년 대구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소동물수의사대회(파사바, FASAVA) 홍보를 진행했다.
라이 총장은 이번 수의사대회에서 김지헌 한국고양이수의사회장과 이기쁨 한국고양이전문임상의 인증준비위원장을 만나 전문의 정보도 공유했다.
그는 "중국에서 고양이병원 5곳을 전문 병원으로 인증했고 앞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며 "한국에서 고양이 임상 전문의 제도를 추진하고 있으니 서로 정보를 교환하면서 제도 정착을 돕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서부소동물임상수의사대회는 중국 수의사만의 대회가 아니다. 전 세계 수의사들이 교류하는 자리"며 "이번 대회에 한국에서도 80여 명이 방문해줬는데 앞으로 더 많은 수의사들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 "반려동물 건강 증진과 동물병원 전문화를 위한 좋은 제품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다"며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서로 좋은 제품들을 소개하고 의료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피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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