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어도 왜 살 안 빠지지'…"고민하지 말고 이거 꼭 드세요"

이미나 2024. 6. 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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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대가 되니 아무리 적게 먹어도 뱃살이 빠지지 않아."

"젊었을 때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편이었는데 갱년기 접어들고 나니 이제는 적게 먹는다고 조절하는데도 살이 계속 찌네."

동창 모임에서 만난 40대 후반 여성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20대 때는 한 몸매 했어도 이 나이가 되면 자연스럽게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면서 여성호르몬 분비는 저하된다. 이에 따라 내장지방이 축적되면서 복부가 비대해지는 '거미형 체형'이 되기 쉬워진다. 아무리 운동한다고 해도 근육은 쉽게 늘어나지 않지만 근육이 지방으로 바뀌는 속도가 빨라져 체중도 늘고 체형 또한 달라지는 시기다.

10~20대 딸과 40~50대 엄마가 같은 양의 음식을 먹고 같은 강도로 운동해도, 엄마의 몸은 딸보다 칼로리를 충분히 소비하지 못하고 뱃살에 축적하게 된다.

갱년기 여성은 폐경 이후에 평균적으로 5kg 정도의 체중증가를 경험한다. 근육이 줄어 팔과 허벅지는 가늘어지고,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어 눈에 띄게 뱃살이 늘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복부 비만은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 지방간 등 합병증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 관절이 약해지는 시기…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해야

엄정화 SNS


갱년기 다이어트의 목적은 노화의 과정 중증 복부 체지방이 급격히 늘면서 생기는 각종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나잇살'이라는 것은 쉽게 잘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20~30대에는 좀 굶으면 살이 쉽게 빠졌는데, 나이가 들면 굶는다고 해서 무조건 살이 빠지지 않는다. 40대 이후 다이어트는 절대 굶으면 안 된다.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근육과 골밀도를 잃으면 다시 채우는 것이 너무 어렵다.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폐경기 여성은 10년에 걸쳐 골밀도가 약 30% 정도 낮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골밀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갱년기 뱃살을 빼기 위해서 '운동'은 필수다. 하지만 뼈와 관절도 약해지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한다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했다가는 부상의 위험이 커진다. 걷기나 수영 등의 유산소 운동하고, 근력운동도 스쿼트, 런지, 플랭크같이 가벼운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공복 운동은 살을 빼는 데 좋지만, 근손실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그래서 운동 전에는 탄수화물과 수분, 그리고 단백질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에너지로 쓰이는 글리코겐이 부족하면 근육으로 가야 하는 단백질이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화가 잘되는 과일과 요구르트를 간단하게 먹은 후 운동하면 근손실의 걱정을 줄일 수 있다.

갱년기 다이어트에서 금식 또한 금물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로 영양손실이 발생하면 살뿐만 아니라 뼈가 상할 수 있다. 바로 다이어트 부작용인 '골다공증'이다.

◆ 단백질 위주로 섭취해야…당분없는 요거트도 효과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되 식사 이외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적정량의 단백질과 칼슘을 섭취해야 한다. 동시에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거나 지방함량이 너무 높은 음식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올해 54세(1969년생)인 가수 겸 배우 엄정화는 과거 체중 조절을 위해 하루에 한 끼 먹는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요즘 하루에 한 끼 정도 먹고 탄수화물이나 당분도 많이 안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단백질, 탄수화물, 약간의 채소로 구성한 식단을 유지하며 매일 1시간 정도 운동한다고 했다. '운동 3시간 전 음식 섭취'가 원칙이며 식사는 반드시 직접 요리해 먹는다고 했다.

한의사 김소형 원장은 "40세 이후의 뱃살을 빼는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것 하나가 '요구르트'다"라고 소개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유제품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 적게 섭취했을 때보다 '저근육-복부비만' 위험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의 다른 연구를 봐도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폐경 후 여성이 아침 식사에 유제품 단백질을 포함했을 때, 혈중 중성지방이 많이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갱년기에는 혈관을 보호하는 여성호르몬이 감소하기 때문에 뇌졸중 위험이 커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요구르트에 호두 등의 견과류를 곁들이면 뱃살도 줄이고 혈관 건강에도 이로운 조합이 된다.

요구르트를 먹을 때는 설탕이 첨가되지 않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단백질을 좀 더 많이 섭취하려면 요구르트를 압축해서 만든 '그릭요거트'가 효과적일 수 있다.

◆ 40~50대 기초대사량 낮아지고 근육량 줄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40~50대는 20~30대보다 활동량이 적고 체질적으로도 살이 찌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되기 쉽다"고 경고했다.

중년 여성이 과식하지 않아도 뱃살이 날로 늘어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강 교수는 "중년 여성은 기초대사량이 낮아지고 근육량이 줄어들며 내장지방이 증가하므로 젊을 때보다 일일 200~300kcal 덜 먹고 살코기, 생선, 계란 등 단백질 섭취를 늘리며, 평소 신체 활동량을 하루 만 보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초대사량은 움직이지 않고도 하루에 저절로 소모되는 에너지 소모량을 말한다. 기초대사량은 일생에서 20~30세에 정점을 찍고 30세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강 교수는 "다이어트를 마음먹은 중년이라면 나트륨이 많은 국물음식을 자제해야 한다"면서 "국물음식을 먹을 땐 건더기 위주로 먹으면 좋다"고 했다.

밀가루 섭취도 제한해야 한다. 밀가루는 정제된 탄수화물이어서 혈당을 빠르게 높이고 과잉 섭취 시 체지방으로 바뀐다. 밀가루 섭취를 줄여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밀가루를 반죽할 때 소금이 첨가돼서다. 김치찌개(1962㎎)보다 해물 칼국수(2355㎎)의 나트륨 함량이 더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강 교수는 "과자, 빵 등의 간식과 야식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권고된다"면서 "식사할 때는 단백질·식이섬유를 먼저 먹고 탄수화물을 가급적 나중에 먹으면 포만감을 빠르게 느껴 탄수화물 섭취율을 낮추고 식사량 조절에 도움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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