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사상 초유' 2경기 연속 퇴장, 이번엔 '3피트 판정'에 뿔났다... 끊이지 않는 '3피트 논란'

창원=양정웅 기자 2024. 6. 6.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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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두산 이승엽 감독(오른쪽)이 5일 창원 NC전에서 7회 초 조수행의 타구에 대한 3피트 판정에 항의하고 있다.
KBO 리그 사상 초유의 '이틀 연속 감독 퇴장'이 나왔다. 2경기 모두 주루 상황에서 나온 판정에 대한 어필이었다.

두산은 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 끝에 4-3으로 이겼다.

앞선 경기에서 연장 10회 3점을 뽑아내 4-1로 승리, 3연패를 끊었던 두산은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시즌 전적은 34승 27패 2무, 승률 0.557이 됐다. 치열한 상위권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됐다.

두산은 2회와 3회 각각 한 점씩을 내주며 0-2로 경기를 출발했다. 그러나 5회 들어 2사 만루 찬스를 만든 끝에 허경민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 한 점을 따라갔다. 이어 6회에는 양의지의 2루타와 폭투로 연결된 무사 3루에서 김재환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문제의 장면은 7회 초에 나왔다. 2-2로 맞서던 상황에서 NC가 투수를 좌완 김영규로 바꾼 가운데, 9번 타자 조수행이 선두타자로 나왔다. 1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조수행은 4구째 낮은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냈다.

타구는 포수와 1루수 사이로 굴러갔고, 투수 김영규가 잡아서 몸을 돌리며 1루로 송구를 했다. 1루수 맷 데이비슨이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이계성 1루심은 세이프 시그널을 보냈다. 그런데 이용혁 주심이 조수행에게 아웃 판정을 내렸다.

두산 조수행이 5일 창원 NC전에서 7회 초 내야땅볼을 치고 1루로 향하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이는 조수행이 '3피트 수비 방해'를 저질렀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타자가 타격을 한 후 파울라인의 바깥쪽 3피트(약 91.4cm)에 해당하는 레인의 바깥쪽, 혹은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려 야수를 방해했다고 심판이 판단하면 아웃 판정이 내려진다. 조수행의 경우 처음에는 3피트 레인 안으로 뛰었으나, 1루에 다가가면서 양 발이 파울라인 안쪽으로 들어왔다.

두산 벤치에서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자 이승엽(48) 두산 감독이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이날 경기의 해설을 맡은 전준호(55)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승엽 감독은 '3피트 라인을 벗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1루 베이스를 어떻게 밟을 수 있느냐'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홍원기(51)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당시 3루수의 송구를 받은 포수가 병살 플레이를 위해 1루로 공을 던졌는데, 타자주자 임지열의 몸에 맞았다. 이때는 상대팀인 두산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임지열이 주루 과정에서 라인 안쪽으로 달렸다고 판단해 아웃으로 바뀌었다.

홈에서 주자를 잡아낸 포수 양의지의 1루 송구가 임지열(오른쪽)의 몸 쪽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이에 홍 감독은 "타격 후 1루 베이스까지 전력 질주를 하는데 (베이스를 밟는 발이) 왼발이 될 수도 오른발이 될 수 있다는 말"이라며 "그런데 무조건 왼발이 스리피트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건 베이스를 왼발로 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규정도 규정이지만 너무 틀에 박혀 있는 이런 판정이 굉장히 아쉽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도 3피트 규정에 내란 논란이 있었다. 지난달 10일 광주 SSG-KIA전에서 8회 초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친 타구가 투수 전상현을 맞고 튕겨나왔고, 전상현이 앞으로 달려와 다시 공을 잡아 1루로 던졌지만 세이프 판정이 나왔다. 중계화면상으로는 에레디아가 안쪽으로 달린 것으로 보였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이에 KIA는 KBO에 공문까지 보내 확인을 받았다.

그동안 KBO 리그와 같은 규정을 사용하던 메이저리그(MLB)는 올 시즌을 앞두고 타자주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도 달릴 수 있도록 규정에 손을 댔다. MLB.com에 따르면 이는 야수가 홈 플레이트 외에 베이스 차단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제안됐고 추가 논의를 거쳐 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상정됐다. 그러면서 우타자도 1루까지 직선주로로 달릴 수 있게 됐다.

MLB에선 타자주자가 파울 라인의 안쪽(잔디 바깥쪽)과 바깥쪽으로 모두 달릴 수 있게 변경된다. /사진=MLB.com 갈무리
어쨌든 심판진은 이승엽 감독에게 비디오 판독에 대한 항의로 퇴장 조치를 내렸다. 이렇게 되면서 이 감독은 지난해 부임 후 세 번째이자,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경기 도중 더그아웃을 떠나야 했다. 사령탑이 2경기 연속 퇴장을 당한 건 KBO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역대 감독 퇴장 1위(6회)의 김응용 전 감독도 이런 일은 없었다.

이 감독은 전날(4일) 경기에서는 주루방해와 관련해 항의했다. 9회 초, 두산은 1사 후 이유찬이 볼넷으로 출루했고, 조수행 타석에서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이에 NC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센터에서는 아웃으로 번복했다.

두산 이유찬이 4일 창원 NC전에서 9회 초 2루 도루를 시도할 때 이용혁 2루심이 '수비방해' 제스처를 하고 있다. /영상=티빙(TVING) 제공

하지만 비디오 판독은 애초에 실행될 수 없었다. 이용혁 2루심이 주루방해에 의한 세이프 판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공식야구규칙에 따르면 주루방해가 나올 시 심판은 '타임'을 선고할 때와 마찬가지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려 신호를 해야 한다고 나와있다. 2루심은 정확히 이대로 시그널을 보냈다. 주루방해는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기에 심판진에서 받아주지 않았어야 했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용혁 심판은 끝까지 이를 밑어붙이지 못했다.

세이프로 번복된 후 이 감독은 어필에 나섰다. 그는 5일 경기를 앞두고 "아웃/세이프에 대한 것만 보지, 심판이 그렇게 콜을 한 건 못 봤다"고 밝혔다. 이어 "(항의한 부분은) 다리로 막고 있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했기에 이 감독은 심판진의 퇴장 명령으로 경기를 떠났다.

두산 이승엽 감독(오른쪽 2번째)이 4일 창원 NC전에서 9회 초 비디오 판독 결과에 항의하고 있다.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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