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영결식날 어퍼컷 날린 尹… 조선일보 "묵념이라도 했으면"

윤수현 기자 2024. 6. 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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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선임기자 "건배·구호, 어퍼컷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
문화일보 논설고문 "하필 훈련병 영결식… 이재명 대표도 쏘아붙일 정도"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5월30일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어퍼컷 세레머니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보여준 어퍼컷 세레머니에 대한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에 이어 문화일보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연찬회 당일 전라남도 나주시에선 얼차려 중 사망한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렸는데, 이런 가운데 대통령과 여당이 연찬회에서 어퍼컷 세레머니를 하고 술자리를 가진 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윤덕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5일 칼럼 <'어퍼컷' 날리기 전에 묵념을 했더라면>에서 “가혹 행위로 숨진 훈련병 장례식날 22대 의원 연찬회를 연 여당도 비난을 피할 수 없다”며 “'일개 훈련병'의 죽음이니 왁자한 건배와 구호, 대통령의 어퍼컷이 나와도 괜찮다고 생각한 걸까”라고 했다.

▲6월5일 조선일보 칼럼 갈무리

김윤덕 선임기자는 “국가엔 일개 병사일지 몰라도, 부모에게는 이 세상 전부이고 우주”라며 “술이 돌기 전 짧게 묵념이라도 했다면 '가짜 보수' 소리는 듣지 않았다. 북한 주민의 인권은 안타까워하면서 우리 병사들 인권 문제는 왜 매번 진보의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역공당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고 했다.

문화일보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철호 문화일보 논설고문은 5일 칼럼 <지지율 21% 대통령 앞의 불길한 먹구름>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한 지난달 30일은) 하필 12사단에서 가혹행위로 숨진 훈련병의 영결식과 겹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조차 '진정한 보수라면 이럴 수 있나'라고 쏘아붙일 정도”라고 했다.

이철호 논설고문은 연찬회가 끝난 뒤 일부 의원들이 취해있었다며 “맥주 한 잔을 넘어 질펀한 술판이 벌어졌다는 방증이다. 2년 전 권성동 의원처럼 술병 들고 노래하는 대형 사고를 안 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라고 비판했다.

▲6월5일 문화일보 칼럼 갈무리

이철호 논설고문은 “윤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급반등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며 “4월 총선 참패의 3종 세트가 이종섭 도피·황상무 회칼·대파 사태였다면, 지금 다가오는 핵폭탄은 부동산”이라고 했다. 이 논설고문은 최근 디딤돌대출, 버팀목대출 등 부동산과 관련된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다시 한 번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 올리면 끝이다. 이런데도 윤 대통령은 특검법 막는 데 신경이 곤두서 있고, 개각을 앞둔 경제·금융 수장들은 제대 말년 병장처럼 손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6월4일 중앙일보 칼럼 갈무리

김기정 중앙일보 기자는 4일 12면 <겉으론 초상집, 속은 잔칫집?…“반성” 말하며 축하주 돌린 與> 칼럼에서 “(지난달 30일 연찬회에서) 웃고 떠드는 집권당 의원의 모습이 의아했던 건 무엇보다 이날이 채상병 특검법 부결 이틀 후이자, 무리한 얼차려로 사망한 군 훈련병의 영결식 당일이었기 때문”이라며 “저녁 방송 뉴스에선 '즐거운' 연찬회 현장은 물론, 대통령실의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연루 의혹과 사망한 훈련병의 영결식 소식이 한데 버무려졌다”고 했다.

공진성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3일 KBS광주 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에서 윤 대통령이 연찬회에 참석해 어퍼컷 세레머니를 보여준 것에 대해 “총체적인 난국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공 교수는 “그날이 하필이면 나주에서 영결식이 있는 날”이라며 “어퍼컷 세리머니 사진을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것도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과 여당 소속 국회의원, 당에 소속된 자치단체장과 대통령비서실 보좌관들의 인식이 같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김민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TV조선 유튜브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대통령을 술이라는 프레임에 가두는 거 아닌가 싶다”며 “야당엔 술 먹고 음주 운전을 하고 무면허 운전한 의원들도 버젓이 있다. 그럼에도 술이라고 하는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식사를 한 건 1시간이 안 된다면서 “마치 술판이 벌어진 듯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비판이다. 정당한 매를 좀 때려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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