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로드] '면플레이션'도 막지 못한 여름 통과의례, 평양냉면 맛집
냉면 한그릇에 오롯이 담긴 취향
해마다 오르는 냉면 값도 주요 여름 맞이 이슈다. 올해는 고물가 영향으로 전체 외식 물가가 상승함에 따라 대부분의 냉면집도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었다.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축에 속했던 면류 음식값이 전체적으로 인상되는 현상을 빗대어 '면플레이션'(면+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서울 평양냉면의 역사가 된 종로, 중구 등 유명 냉면집 앞은 웨이팅과 가격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세월의 맛과 분위기를 좇아 찾아온 손님들로 영업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선다. 이 공간들은 단순히 '냉면 한 그릇'을 파는 기능적 의미를 넘어 여름을 상징하는 서울 올드타운의 풍경으로 자리하고 있다.
세운 지구에서 마지막 영업을 하던 당시 을지면옥은 재오픈 계획이 당분간 없음을 밝혔기에 마지막으로 추억을 남기기 위해 BTS(방탄소년단)의 RM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방문해 인증샷을 남겨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는 을지면옥이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냉면 한 그릇을 내어주며 서울 시민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 있었던 세월만큼 이를 함께 누려온 이들이 자생적으로 만들어낸 서사다.
새로 오픈한 매장은 지상 5층 규모의 단독 건물로 낙원상가 뒤 종로세무서 골목에 있다. 을지면옥의 오랜 현판을 살린 간판이 건물 외벽에 걸리면서 오픈 전부터 많은 평냉(평양냉면) 마니아들의 기대를 불러일으켰고 지난 4월 재오픈과 동시에 반가운 마음에 한달음에 달려간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을지면옥은 흔히 냉면 마니아들이 구별하는 의정부, 우래옥, 장충동 계열 중 '의정부 계열'에 속한다. 그 뿌리는 의정부 평양면옥으로 을지면옥은 창업주의 둘째 딸이 운영하고 있다.
메뉴는 간단하다. 냉면과 비빔냉면, 그리고 수육과 편육이 전부다. 불고기 메뉴도 있지만 성수기에는 맛보기 힘들다. 물론 을지면옥의 상징과도 같은 평양냉면 손님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슴슴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맛 때문인지 어느 날부터 평양냉면을 좋아하면 소위 '미식가'라는 타이틀이 붙으면서 음식계의 단골 논쟁거리가 됐다. 평양냉면 전문점들도 가게에 따라 육수에 집중한 곳, 메밀 면에 특색을 더한 곳 등 맛이 획일화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평양냉면 마니아들의 몰입을 더하는 요소다.
물론 열렬한 마니아도 있지만 왜 먹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분명한 것은 음식도 결국 취향의 영역이지 우열의 영역은 아니라는 것. 은은한 맛 자체를 즐기든지 식초와 겨자를 풀어 새콤하게 즐기든지 냉면은 변치 않는 여름의 통과의례다.
전통의 평양냉면도 일품이지만 새콤달콤한 김치말이 냉면도 못지않은 인기 메뉴며 면과 함께 밥을 말아 제공한다. 소갈비와 불고기 등 냉면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일품 메뉴들이 탄탄하며 넓은 내부를 자랑하지만 사계절 웨이팅은 필수다.
풍성한 감칠맛에 평양냉면 초보도 크게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편. 함께 판매하는 제육은 질 좋은 고기를 잘 삶아서 독특한 새우젓 양념에 살짝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최고의 식재료에 대한 고집을 지키며 평양냉면을 비롯한 만두, 녹두전, 수육 등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메밀의 특성이 살아있는 굵은 면발은 주문 즉시 손 반죽을 하여 뽑아내며 1++ 한우로만 만드는 진한 육수가 특징이다.
김성화 다이어리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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