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데뷔보다 떨린 '달 감독' 첫 경기…황준서 "50%도 못 보여드렸다"

이상철 기자 2024. 6.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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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신인 투수 황준서(19·한화 이글스)에게는 프로 1군 데뷔전보다 더욱 긴장됐던 신임 사령탑의 첫 경기였다.

황준서는 4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감독님의 첫 경기인 만큼 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더욱 긴장했다"며 "1군 데뷔전에서도 긴장감이 있었지만, 설렘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데뷔전은 달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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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 부임 후 첫 선발 중책, KT전 3이닝 1실점
"조금씩 좋은 모습 보여 믿음 드릴 것"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황준서가 공을 던지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이상철 기자 = 고졸 신인 투수 황준서(19·한화 이글스)에게는 프로 1군 데뷔전보다 더욱 긴장됐던 신임 사령탑의 첫 경기였다.

황준서는 지난 4일 열린 KBO리그 수원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4피안타 5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 경기는 한화의 신임 사령탑 김경문 감독의 복귀전이었다.

시즌 중 감독 교체가 그리 신기한 일은 아니지만 6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김경문 감독을 향한 관심은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할 정도로 뜨거웠다. 그 경기의 선발 중책이 고졸 루키에게 주어졌으니 긴장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황준서는 비록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수많은 위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역투로 승리에 조금이나마 기여했다.

제구 난조를 보이며 매 이닝 실점 위기를 자초했지만, 1점만 내주고 잘 버텼다. 특히 1회와 3회에 몰린 만루 위기에서는 각각 김민혁, 김상수를 삼진, 내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황준서가 무너지지 않자 한화는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해 8-2로 이겼다. 김 감독은 NC 다이노스 사령탑 시절이던 2018년 5월 31일 대전 한화전 이후 2196일 만에 KBO리그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 감독은 5일 가진 인터뷰에서 황준서에 대해 "비록 제구가 안 좋았지만, 19살 선수가 (1군) 마운드에서 선배들과 싸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라며 "훌륭한 투수로 성장할 재목이다. 장점이 상당히 많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신임 감독이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8대2로 한화 이글스의 승리로 끝났다. 2024.6.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다만 황준서는 감독의 호평에도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이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2승(5패)째를 거둔 걸 고려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투구였다. 또한 3이닝은 황준서가 선발 등판한 1군 경기의 최소 투구 이닝이었다.

황준서는 4일 경기를 복기하면서 "마운드에 오르기 전까지 감독님의 첫 경기인 만큼 내가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더욱 긴장했다"며 "1군 데뷔전에서도 긴장감이 있었지만, 설렘도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의 데뷔전은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내 기량을 더 많이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앞섰고, 그 절반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다"며 "전체적으로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만루 위기 때는 도망갈 데도 없어 집중해서 던졌고, 다행히 운이 좋아서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투수를 교체한 후 황준서를 따로 불러 다독거리는 모습이 TV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준서는 "감독님께서 '너무 부담 갖지 마. 잘 던졌다. 이번에는 아쉽지만 그만 던지자. 다음 등판에서는 체력 관리를 잘해서 더 잘 던지면 된다'고 독려해 주셨다"고 전했다.

4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 1회말 한화 선발투수 황준서가 공을 던지고 있다. 2024.6.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그래도 황준서는 김 감독의 데뷔전에서 승리해서 기쁘다고 웃었다. 그는 "내가 잘 던지고 못 던지고를 떠나서 팀이 3연패를 끊었다. 특히 감독님의 첫 경기에서 이겼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황준서가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책임지고 있지만, 김 감독은 팀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를 무리시켜 기용하지 않는다. 황준서는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어 열흘의 휴식 뒤에 등판할 예정이다.

황준서는 "감독님께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 믿음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다음 경기에서는 4이닝 1실점만 해도 더 잘한 것 아닌가"라며 "(다음 등판까지) 열흘 동안 열심히 준비하려 한다.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집중적으로 보완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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