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큰그림’, 마레스카는 제2의 아르테타일까 [EPL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제2의 미켈 아르테타, 혹은 제2의 그레이엄 포터'
첼시는 지난 6월 3일(이하 한국시간) 엔조 마레스카 레스터 시티 감독을 새로운 1군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여러모로 파격적인 행보였다. 마레스카 감독은 '2부리그 감독'이다. 이번 시즌 레스터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우승으로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확정한 감독이지만, 어쨌든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맡은 적은 없다. 과거 파르마(이탈리아) 감독을 잠시 맡은 적이 있지만 파르마도 이탈리아 2부리그 팀이었다. 2부리그 감독 경력이 전부인 감독이 빅클럽 감독으로 직행한 것이다.
그런 감독에게 첼시가 안긴 계약기간 역시 놀랍다. 무려 5+1년 계약이다. 일반적으로 빅리그 감독의 평균 수명은 3년도 되지 않는다. 첼시는 최근 2년 안에 임시 감독을 포함해 감독을 무려 4명(토마스 투헬, 그레이엄 포터, 프랭크 램파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이나 바꿨다. 2시즌을 채운 감독조차 없었던 팀이 마레스카 감독에게 최대 6년의 초장기 계약을 안긴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LA 다저스, 미국 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공동 구단주를 맡고 있는 토드 보엘리 첼시 회장은 첼시에서도 미국식 프로 스포츠 경영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감독에게는 최소한의 권한을 주고 수뇌부 위주로 팀을 운영하고자 한다. 포체티노 감독과 결별한 것도 경기 내적인 문제나 성적보다는 감독 권한을 더 많이 요구한 포체티노 감독과는 철학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빅네임' 감독은 이미 자신만의 성공 방식이 있고, 그만큼 수뇌부의 운영 방식에 반기를 들 가능성이 크다. 첼시가 마레스카 감독이나 키어런 매케나 입스위치 타운 감독 등 2부리그 출신 감독을 우선 후보로 고른 것은 경기장 안에서는 선진 축구 철학을 펼칠 줄 알면서 아직 '머리가 크지 않은' 감독을 선호했던 거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보엘리 회장이 구단을 인수한 2022년 이후 첼시는 메이저리그 야구에서 쓰이는 방식의 계약 형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싹수가 보이는 유망주와 초장기 계약을 미리 맺는 것이다. 미하일로 무드리크는 무려 8년 반, 모이세스 카에세도는 8년, 로메오 라비아는 7년 계약이었다. 이는 감독 계약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5년 계약을 안겼던 포터 전 감독에 이어 마레스카 감독에게도 5+1년 계약을 안겼다.
만 44세로 젊은 지도자인 마레스카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2부리그 레스터 시티 감독보다는 맨체스터 시티 수석 코치 출신이라는 타이틀로 주목받는다. 맨시티 2군 감독을 거쳐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오른팔을 맡았다. 여러모로 맨시티 수석 코치였다가 감독 경력 없이 아스널에 부임한 미켈 아르테타 감독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 프로필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영향을 직접 받은 인물답게 과르디올라 감독과 유사한 전술을 쓴다. 풀백을 '인버티드'로 활용해 3-2-5에 가까운 진형을 만들고 양쪽 측면으로 넓게 빠진 측면 공격수, 전진성이 뛰어난 박스투박스 미드필더를 활용해 상대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한다. 강팀에 어울리는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만큼 첼시가 기대할 여지는 분명히 있다.
첼시는 마레스카 감독에게 아르테타 감독의 길을 따라가기를 바랄 것이다.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 수뇌부가 3년을 묵묵히 믿어준 결과물을 가져왔다.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 부임 후 2년 연속 8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경질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었음에도 아스널 수뇌부는 신뢰를 보였고 결국 부임 4번째 시즌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으로 능력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시즌도 프리미어리그 준우승을 달성한 아스널은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반대로 중하위권 팀에서 전술 역량으로 호평받았지만 첼시에서는 이렇다 할 장점을 보여주지 못한 채 7개월 만에 경질된 포터 감독의 전철만은 피해야 한다.
제2의 아르테타일지, 혹은 제2의 포터일지, 첼시와 마레스카의 동행이 시작됐다.(자료사진=엔조 마레스카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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