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잃은 이후…” 괜히 1551억원 특급 리드오프가 아냐, SF 사령탑 6번이나 ‘바꿔 또 바꿔’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를 잃은 그 이후…”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올 시즌 37경기 중 30경기서 리드오프로 나갔다. 타율 0.258 출루율 0.304 장타율 0.339였다. 3번 타자로 나간 5경기서 타율 0.300에 출루율 0.333이었지만, 표본이 적었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를 주전 리드오프로 여기고 풀타임 붙박이로 쓰려고 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알다시피 이정후는 5월13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 1회초 2사 만루서 제이머 켄델라리오의 타구를 따라가다 왼 어깨를 펜스에 강하게 찧어 관절와순을 다쳤다. 시즌 아웃. 5일 수술을 받고 6개월 재활 프로세스에 들어갔다.
이정후가 빠져나간 뒤, 샌프란시스코는 리드오프 공백을 절감했다. 이정후가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는 분명 아니었지만, 막상 이정후가 빠져나가니 이정후만큼 리드오프 역할을 잘 수행하는 선수를 찾지 못했다.
더 머큐리 뉴스는 5일 “밥 멜빈 감독이 한달도 안 돼 샌프란시스코 리드오프를 6번이나 바꾼 이유는 뭘까. 이정후를 잃은 뒤 라인업 최상단에서 출루능력을 찾고 있다. 새로운 감독이 오면서 라인업 안정성이 쌓였으나 최근 부상자가 쌓이면서 그런 경우가 많지 않았다”라고 했다.
더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시즌 첫 38경기 중 30경기서 이정후를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나머지 8경기(총 9경기)는 오스틴 슬래이터가 맡았다. 올 시즌 슬래이터의 리드오프 성적은 타율 0.167 출루율 0.310이다. 이정후보다 살짝 좋은 출루율이다.
그런데 슬래이터는 이정후보다 이틀 앞선, 5월11일 신시내티전서 역시 수비를 하다 펜스에 부딪혀 뇌진탕 증세를 호소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5월29일부터 트리플A에서 재활 경기에 돌입했다.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상태다.
샌프란시스코는 슬래이터도 부상으로 빠지면서 ‘리드오프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그 누구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이정후의 대체자 루이스 마토스도 첫 9~10경기서 호조를 보였고, 리드오프로도 기용됐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타격부진으로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밖에 다른 리드오프들도 시원치 않았다는 게 더 머큐리뉴스의 보도다.
더 머큐리 뉴스는 “리드오프에게 요구되는 임무가 중심타선의 장타에 홈으로 들어올 수 있는 위치에 나가는 것인데, 이정후가 빠진 뒤 샌프란시스코 리드오프들은 메이저리그 한 팀을 제외하면 가장 심각했다”라고 했다.
실제 샌프란시스코는 올 시즌 1번타자 출루율이 0.299로 내셔널리그 14위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0.279)와 함께 리드오프 출루율 3할이 안 되는 ‘유이’한 팀이다. 메이저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24위다. 이래저래 이정후의 공백이 크다.
이정후는 리드오프 출루율 순위에서 당연히 없다. 규정타석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만약 규정타석을 채우면서 0.304를 유지했다면, 메이저리그 전체 25위 수준이다. 좋다고 보긴 어렵지만 타격감을 올렸다면 더 좋은 퍼포먼스를 냈을 가능성은 충분했다.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샌프란시스코가 그만큼 이정후 공백을 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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