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 탓?...때 이른 더위에 '벌레 떼' 급증
서울시 '모기 예보'로도 개체 수↑…'불쾌' 수준
참진드기 지수, 전년보다 38%↑…"기온상승 영향"
권익위, 전국 지자체에 '심각' 민원예보 발령
[앵커]
올여름 기상청이 기록적인 폭염과 집중 호우 가능성을 예고한 가운데, 벌써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는 등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때 이른 더위 속, 벌레 출현이 잦아지면서 '방역 관련' 민원 증가세가 심상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초, YTN으로 들어온 제보 영상입니다.
동양하루살이로 추정되는 벌레 떼가 환한 가로등 밑을 완전히 점령했습니다.
제보자는 벌레 떼가 너무 이른 시기부터 온 동네를 뒤덮는 것 같다며 우려했습니다.
비슷한 시기 SNS에 올라온 서울 지하철 모습입니다.
역시나 벽면 곳곳이 제집인 양 하루살이 떼로 가득합니다.
한걸음 빨라진 듯한 계절 시계에 벌레들도 활동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이는데, 시민 불편이 이어졌습니다.
[박근우 / 제보자 : (가게) 입구로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벌레가 많고 겉으로 봤을 때도 너무 혐오스러워서 여성분들 같은 경우는 들어가기 힘들어하세요.]
불편함은 통계로도 확인됩니다.
국민권익위가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국민신문고와 지자체 민원창구로 접수된 민원을 집계해본 결과, 직전 주와 비교해 약 1.8배, 320건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키워드를 분석해봤는데 동양하루살이와 모기, 날파리, 러브 버그, 방역요청 등 민원 유형도 다양했습니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모기 예보' 시스템에서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기점으로 모기활동지수, 즉 일평균 모기 개체 수가 연일 최고치 100을 찍고 있고 이에 따른 모기 발생 단계 역시 3단계 주의에서 가장 높은 단계인 '불쾌'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이동규 / 고신대 보건환경학과 교수(YTN 뉴스UP) :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죠. 봄철에 기온이 높아지면 모기 발생 시기도 빨라지게 되고요. 또 가을철 11월까지 모기가 발견됐는데 이제는 12월에도 모기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밖에 각종 감염병을 유발하는 참 진드기 지수도 지난해 대비 38% 급증했는데, 방역 당국은 이 역시 최근 기온 상승에 따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권익위는 전국 지자체에 가장 높은 심각 단계의 민원 예보를 발령하고, 평년보다 한발 앞선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전시현 / 국민권익위원회 민원정보분석과장 : 국민의 피해나 갈등, 불편을 유발하는 민원에 대해서 조치를 하도록 권고하는 형식으로 나가게 됩니다. 그러면 해당 기관에서는 그 결과를 민원정보분석 시스템에 입력하게 돼 있거든요.]
국민권익위는 앞으로도 이상 기온이 이어질 거로 보이는 만큼, 관련 민원 추이를 추적하고 사후 관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영상편집 : 서영미
디자인 : 이나영
YTN 김대겸 (kimdk102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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