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의 이제는 국가유산] [3] 6월의 태극기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자연유산위원 2024. 6. 6.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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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 /공군박물관

6·25전쟁 당시 각오와 축하의 흔적을 지닌 태극기가 있다. ‘공군사관학교 제1기 졸업생 첫 출격 서명문 태극기’이다. 1949년 공군이 창설되고 공군사관학교 개교 후 조종사가 양성되었다. 당시 전쟁의 어려움 속에서 실전 출격 비행 훈련을 마친 장교는 13명이었다.

이들은 1952년 12월 13일부터 17일까지 세 차례 출격 명령을 받았다. 공군사관학교의 정규 과정을 통해 배출한 조종사의 첫 출격 기록이다. 출격 전 장행회(壯行會)라는 환송 행사 때, 첫 출격 명령을 받은 천영성 중위 어깨에 메어 준 태극기다.

태극기에는 전쟁에 임하는 다짐과 격려를 한자로 썼다. ‘조국통일, 임전무퇴, 신념, 쾌남아’ 등의 문구와 서명이다. 첫 출격을 앞둔 선배 조종사의 비행을 축하하고 존경을 담아 응원하며 필승을 다짐하는 후배들 마음이 엿보인다. 그러다 보니 출격 기념 태극기에는 비장함과 친밀감이 함께 스며들어 있다.

천영성 중위는 태극기를 전해 받고 6·25전쟁 중 62회 출격하여 영공을 수호하는 임무를 완수하였다. 이후 목숨을 건 첫 출격 흔적을 소중하게 간직하다 공군사관학교에 기증했다. 전쟁 속에서 조종사를 배출한 공군의 간절함과 첫 출격의 역사가 집약된 태극기는 2021년 ‘국가등록문화유산’이 되었다.

현재 국가유산으로 등록된 태극기는 총 21점이다. 보물인 ‘데니 태극기’ ‘김구 서명문 태극기’ ‘서울 진관사 태극기’ 3점을 포함하여, 6·25전쟁 당시 자원한 19명의 다짐과 서명이 담긴 ‘경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에 이르기까지 호국의 얼이 아로새겨진 태극기이다.

태극기는 일상에서 그 뜻을 기릴 수 있는 상징이다. 하지만, 현충일은 물론이고 국경일에 태극기 걸린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 태극기와 함께한 풍경이 아스라하지만, 때마침 6·25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도 개봉 20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현충일을 맞아 태극기를 조기로 게양하며, 푸른 하늘 아래서 힘차게 휘날리는 태극기의 의미를 새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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