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노후 위협하는 30대 캥거루족, 20대보다 빨리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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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초중반 캥거루족(부모에게 의탁하는 청년층)이 20대 중후반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 중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렵고 주거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캥거루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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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미취업자, 수도권 거주 비중 높아
"양질 일자리에서 소득 관리할 환경 필요"
30대 초중반 캥거루족(부모에게 의탁하는 청년층)이 20대 중후반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성, 고졸 이하 저학력층, 수도권 거주자일수록 캥거루족 비중이 높았다.
청년 10명 중 6명 캥거루족...30대 비중 늘어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2024 고용패널조사 학술대회'에서 고용정보원 청년패널 2012~2020년 자료를 분석한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학업, 군복무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고 답한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25~34세 청년 중 캥거루족 비율은 2020년 기준 66.0%를 차지했다. 10명 중 6, 7명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함께 거주하고 있다는 얘기다. 해당 연령 캥거루족 비율은 2012년 62.8%에서 꾸준히 상승해 2018년 68.0%까지 늘어났다.
해당 연령대에서 20대와 30대로 비교하면 30대의 증가세가 더 뚜렷하다. 2012~2020년 25~29세 캥거루족 비율은 꾸준히 8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30~34세 청년의 경우 2020년 기준 53.1%로 2012년(45.9%)보다 7.2%포인트나 상승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의 캥거루족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남성, 미취업자, 고졸 이하, 수도권 거주 비중 높아
특히 취업자보다는 미취업자의 캥거루족 비중이 최근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미취업자 캥거루족은 2012년 47.4%에서 2020년 66.0%로 크게 뛰었다. 반면 취업자 캥거루족은 동일 기간 65.0%에서 63.5%로 소폭 줄었다. 취업한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고임금 청년일수록 캥거루족 비율이 낮았다.
2020년 기준 남성의 캥거루족 비중(69.1%)이 여성(63.0%)보다 컸는데, 이는 군복무와 결혼 연령 등의 영향 때문이라고 논문은 분석했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73.4%)에서, 지역별로는 비수도권(61.7%)보다 수도권(69.4%)에서 캥거루족 비중이 높았다.
황 부연구위원은 "캥거루족은 만혼이나 비혼주의 현상과 맞물려 작용하게 되고, 결국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적 기반이 약화돼 빈곤 상태로 전환되거나 청년 무직자(NEET)로 이행하게 되는 등 취약한 사회계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캥거루족 증가는 부모 세대 노후 준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황 부연구위원은 "현실적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 중 대다수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기 어렵고 주거비를 절감하는 차원에서 캥거루족을 선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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