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푸대접’해도, 손흥민의 ‘토트넘 사랑’은 변함없다···계약만료로 떠나는 4명에 ‘네컷’ 사진으로 ‘훈훈한’ 작별인사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은 늘 동료들 곁에 있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이 다음 시즌부터 토트넘에서 뛰지 않는 4명의 선수들을 향해 특별한 작별인사를 했다.
토트넘은 5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반 페리시치, 라이언 세세뇽, 자펫 탕강가, 에릭 다이어와의 계약 만료를 발표했다. 이미 소속팀이 있는 선수도 있지만, 토트넘과의 계약이 끝나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됐다.
토트넘은 떠나는 선수들에 대해 일일이 설명을 달았다. 우선 다이어에 대해서는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토트넘에서 지난 9년 반 동안 365경기에 출전해 13골을 넣었다”고 했다. 이어 “페리시치는 하이두크 스플리트로 떠났고, 토트넘 소속으로 50경기에서 1골을 넣었다. 두 사람 모두 계약이 종료됐다. 세세뇽은 2019년 풀럼에서 이적해 57경기에서 3골을 넣었고, 토트넘 유스 시스템의 산물인 탕강가는 2019~2020시즌부터 1군에서 시즌을 함께 보냈으며, 50번의 1군 경기를 소화하고 올 시즌 후 팀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들 모두 냉혹한 주전 경쟁에서 밀려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이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 시절 토트넘에 합류했던 페리시치와 탕강가는 각각 HNK 하이두크 스플리트, 밀월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고 있고 탕강가는 토트넘에 남았으나 기회를 좀처럼 얻지 못했다. 유일하게 다이어만 바이에른 뮌헨(독일)로 임대를 떠난 뒤 후반기 김민재를 제치고 주전으로 자리매김했고, 뮌헨이 제시한 연장 옵션 조건을 모두 채워 다음 시즌에도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게 됐다.
현재 A대표팀에 뽑혀 싱가포르와의 월드컵 2차 예선을 위해 싱가포르에 있는 손흥민은 이들의 계약 만료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4장의 사진을 올렸다. 가장 위에는 다이어와 함께 웃는 장면이었고, 이어 탕강가, 세세뇽, 페리시치와 함께했던 사진들을 차례대로 공개했다. 특별한 말은 없었지만, 이 사진만으로도 손흥민이 주장으로써 얼마나 동료들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토트넘은 2023~2024시즌이 끝나고 손흥민에게 재계약이 아닌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했다. 토트넘의 전설로 자리매김한 손흥민에게는 다소 무례한 ‘푸대접’이다. 토트넘 팬들도 팬 사이트 등을 통해 손흥민과 재계약하지 않은 토트넘 구단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토트넘이 손흥민을 푸대접해도,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과 동료 선수들, 그리고 팬들을 사랑한다. 이게 ‘월드클래스’의 품격이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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