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잘 살고 있다"…가해자들 근황 공개 파장

<앵커>

20년 전 경남 밀양의 고등학생 44명이 여중생 1명을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최근 유튜버들이 가해자들의 근황을 앞다퉈 공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4년 경남 밀양 지역의 고등학생 44명이 울산에 있던 여중생 1명을 집단 성폭행했습니다.

가해자들은 1년 가까이 피해자를 집단 성폭행한 걸로 조사됐지만, 합의했다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거나 소년원으로 송치돼 보호처분만 받았습니다.

지난 1일 한 유튜버가 이 사건 주동자라며 한 남성의 신상과 근황을 폭로하면서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유튜브 채널 : 딸을 낳고 아주 잘살고 있는 밀양 사건의 가해자 박○○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인 거다.]

이 남성이 경북 청도의 유명 식당에 일하고 있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식당에 항의가 쏟아졌습니다.

네티즌들은 해당 식당이 불법 건축물인 사실도 밝혀냈고, 결국 식당은 문을 닫았습니다.

[청도군청 관계자 : 건축 담당하는 부서에서 시정 명령이 내려갔고, 조치 중이라고 알고 있거든요.]

구독자 6만 명이던 채널은 30만 명을 돌파했고, 또 다른 가해자의 근황도 공개됐습니다.

두 번째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이 근무하던 수입차 딜러사 사이트에 별점 테러가 이어지자, 회사 측은 '기업의 사회적 역할과 명예'를 고려했다며 해당 남성을 해고했습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형사 정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사적 제재의 논란은 있지만, 법 감정과 평균인의 감정은 사실상 반감을 표시하는 것이죠.]

하지만, 가해자의 여자 친구로 잘못 지목된 여성에게 SNS 공격이 집중되는 일도 벌어지면서 사적 제재를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유튜버들까지 가세해 가해자 44명의 근황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논란은 더 확산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정삼, 영상제공 : 매일신문)

사공성근 기자 402@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