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조 시장 소형모듈원전… “위탁생산 강자로” 정부-업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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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경남 창원시의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
신한울 3, 4호기 대형 원전에 쓰일 커다란 부품들을 지나 공장 안쪽으로 들어갔다.
왕진민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제관기술팀장은 "발주업체의 SMR 프로젝트가 최종 확정되면 곧바로 이 부품들을 합치는 제작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소재부터 완제품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한 공장에서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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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창원 공장
소재-완제품 전공정 처리 가능
정부 “한국형 SMR에 2.5조 투입”
이 장비들은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에 들어갈 핵심 부품이다. SMR은 대형 원전에서 흩어져 있던 원자로,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을 모두 하나로 합쳤다. 덕분에 크기가 대형 원전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작고 공사 비용도 낮아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왕진민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제관기술팀장은 “발주업체의 SMR 프로젝트가 최종 확정되면 곧바로 이 부품들을 합치는 제작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SMR은 인공지능(AI) 시대 전력난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인 구글 검색 시 전력 소비량은 건당 0.3Wh(와트시)지만, 챗GPT는 건당 3Wh로 약 10배 더 쓰인다. 김세훈 두산에너빌리티 SMR영업팀장은 “SMR은 전력망을 새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이 적고, 물속에 원자로를 담가두는 방식이라 안전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삼정KPMG에 따르면 2040년 SMR 시장은 3000억 달러(약 411조 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소재부터 완제품 제작까지 전 과정을 한 공장에서 처리할 수 있다. 전 세계 원전 제작 업체 가운데 유일하다. 이날 단조 공장에서는 성인 24만 명이 동시에 눌렀을 때의 힘과 같은 1만7000t 프레스 기기가 철을 눌러 SMR 격납용기를 제작 중이었다. 열 처리 등 6개월간의 과정을 거친 뒤 바로 옆 원자력 공장에서 완제품 제작이 이뤄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7년 미국 최대 SMR 설계 업체 ‘뉴스케일파워’ 등과 SMR 투자 및 개발을 함께했다. 뉴스케일파워가 스타트업이던 2019년과 2021년 총 1억400만 달러(약 1425억 원)를 투자했다.
향후 뉴스케일파워가 SMR 수주에 성공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 등 핵심 부품을 제작할 전망이다. 뉴스케일파워는 미 정보기술(IT) 인프라기업 ‘스탠더드파워’, 루마니아 등과 SMR 건설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4월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이 직접 창원 공장을 찾아 SMR 시설을 둘러보기도 했다.
한국 정부도 SMR 산업 전략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발표하고 2035년까지 SMR 1기 도입 방안을 처음 공식화했다. 또 한국형 SMR인 ‘i-SMR’ 등 원자력 개발에 총 2조5000억 원을 투입하고 2030년대 시장 진입을 목표로 삼았다.
다만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탓에 SMR을 향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규모가 작아 발전 단가가 높아져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더 많은 전력 생산을 위해 여러 개를 한곳에 설치하면 대형 원전과 다를 바 없이 위험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뉴스케일파워는 미 유타주에서 발전사업자 ‘UAMPS’가 진행하는 SMR 프로젝트를 추진했지만 전력구매를 약정하는 회원사를 확보하지 못해 건설이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창원=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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