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벙커에 유물 8만점,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공개

사지원 기자 2024. 6. 6. 01:4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收藏庫·유물을 보관하는 곳). 지하 11m에 자리 잡은 400m 길이의 터널을 지나 25cm 두께의 철문 4개를 통과한 끝에야 닿을 수 있었다.

이날 고궁박물관은 지하 수장고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10수장고에는 지난해 6월 보물로 일괄 지정된 조선 어보와 어책(御冊·왕위 책봉 등에 어보와 함께 올리는 책), 교명(敎命·왕비, 왕세자 등을 책봉할 때 왕이 내리는 문서) 628점이 보관돼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정희때의 지하벙커 1983년 개조
25cm 철문 뒤로 조선 어보 등 보관
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정소영 유물과학과장이 지하에 있는 제11수장고에서 보관하고 있는 ‘이승당(貳丞堂)’, ‘보현당(寶賢堂)’ 현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5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수장고(收藏庫·유물을 보관하는 곳). 지하 11m에 자리 잡은 400m 길이의 터널을 지나 25cm 두께의 철문 4개를 통과한 끝에야 닿을 수 있었다. 1962년 중앙청(구 조선총독부 청사)의 안보 회의장으로 지어진 이곳은 1970년대 중반에는 박정희 정부의 전시용 비상벙커로 사용됐다. 이후 1983년 항온, 항습시설을 갖춘 박물관 수장고로 개조됐다. 고궁박물관의 지하 수장고는 총 16개로 면적은 3734m²에 달한다.
박물관 직원이 조선시대 왕실 어보 등을 보관하고 있는 제10수장고 문을 열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날 고궁박물관은 지하 수장고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수장고는 유물의 손상을 막기 위해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국가 문서에 사용된 임금의 도장인 어보(御寶)를 보관하는 10수장고는 습도 54.9%, 온도 20.4도로 유지되고 있었다. 손명희 고궁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수장고는 보안과 관리가 생명이다. 내부에선 직원들이 2인 1조로 움직이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 기준 고궁박물관 소장 유물은 8만8530점. 10수장고에는 지난해 6월 보물로 일괄 지정된 조선 어보와 어책(御冊·왕위 책봉 등에 어보와 함께 올리는 책), 교명(敎命·왕비, 왕세자 등을 책봉할 때 왕이 내리는 문서) 628점이 보관돼 있다. 박물관이 함께 공개한 11수장고에선 정조가 직접 쓴 것으로 추정되는 사도세자 사당 ‘경모궁(景慕宮)’의 현판을 볼 수 있었다. 정용재 국립고궁박물관장은 “현재 수장고의 포화율이 160%에 달한 상태”라며 “좀 더 체계적으로 유물을 보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