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네이버와 결별 속도… 주총서 ‘협업 축소’ 밝힐 듯

황규락 기자 2024. 6. 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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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클라우드와 공유하던
인증 시스템 이달 안에 분리
자체 보안센터도 운영 나서
서울 서초구 라인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 강남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한국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합작사인 라인야후가 오는 1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네이버와의 관계 정리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라인야후는 작년 발생한 해킹 사건을 계기로 일본 총무성이 네이버와의 지분 정리 등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논란이 됐다.

라인야후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 주총 일정을 공지하면서 최근 사태와 관련해 “주주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라인야후는 이번 주총을 통해 사업 보고와 신규 이사 선임건 등을 의결하면서 네이버와의 협업 관계에 대해서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총무성은 해킹 재발 방지를 위해 라인야후를 상대로 네이버에 대한 기술적 의존을 줄이고, 자본 관계 개선도 요청했다.

이미 라인야후는 네이버와의 관계를 하나씩 끊어가고 있다. 일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라인야후는 이달 안에 네이버클라우드와 공유하고 있던 인증 시스템을 분리하고, 해외 자회사들도 2026년까지 시스템 분리를 완료할 방침이다. 자체 보안센터를 운영하는 등 네이버에 위탁했던 업무도 순차적으로 종료하며, 오는 28일까지 대응 상황을 다시 보고하기로 했다.

일부에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간에 라인야후 모회사 ‘A홀딩스’ 지분 매각 협상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라인야후 사태’는 두 민간 기업 간의 지분 협상에 일본 정부가 개입하면서 불거졌다. 지난달 한일 양국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보안 문제”라고 분명히 밝히며 일본 정부 차원의 지분 매각 압박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동등한 입장에서 지분 협상이 가능한 환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네이버가 정당한 대가를 받는다면 A홀딩스의 일정 지분을 정리하는 게 오히려 이득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은 5일 “네이버가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며 “확보한 자금으로 (네이버가) 자사주 매입, 특별배당, 추가 인수합병을 하면 네이버 주가가 오를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32.7% 가치는 약 8조3000억원이지만,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최소 10조원 이상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소프트뱅크가 해당 지분을 전부 인수하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일부만 인수하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네이버가 지분 매각으로 2대 주주로 내려오면서 인공지능(AI)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할 자금을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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