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37] 유소불위 무소불위
우리는 흔히 ‘무소 불위(無所不爲)’로 발음하지만 ‘무 소불위’로 읽어야 한다. 하지 않는 바가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모든 권력을 다 가졌다는, 다소 긍정적 의미를 갖는 듯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보다 더 중요한 ‘유 소불위(有所不爲)’를 음미해보면 분명하다. 뭔가 하지 않는 바가 있다는 뜻이다. 즉 유소불위는 뭔가 절제함이 있는 것이고 무소불위는 힘을 과시하느라 절제를 잃는 것이다.
‘무 소불위’와 같은 뜻이 ‘무 소부지(無所不至)’이다. 이 또한 한계를 모르고 갈 때까지 다 간다는 말이다. 이 말이 어떤 문맥에서 생겨났는지를 보자. 공자는 ‘논어’에서 말했다.
“비루한 사람[鄙夫]과 함께 임금을 섬기는 것이 가능할 수 있는가? (지위를) 얻기 전에는 그것을 얻어 보려고 근심하고, 이미 얻고 나서는 그것을 잃을까 근심한다. 정말로 잃을 것을 걱정할 경우엔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無所不至].”
비부란 공인 의식은 없이 자리 욕심에 눈이 멀어 ‘무 소부지’ 하는 소인배를 말한다. 이런 자를 보면 군자는 끓는 물에서 곧장 손을 떼듯이, 악취를 싫어하듯이 한다고 했다. 이번에는 ‘대학’에 나오는 ‘무 소부지’이다.
“소인은 한가로이 거처할 때 나쁜 일을 저지를 때 못하는 짓이 없다가도 군자를 만난 뒤에는 겸연쩍어하면서 자신의 불선(不善)을 숨기고 억지로라도 자신의 선함을 드러내려 한다.” 이런 소인은 그나마 털끝만 한 양심이라도 있다 하겠다.
지난 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야당이 개원하자마자 보여주는 행태는 한 마디로 ‘탈민생(脫民生) 전특검(專特檢)’이다. 민생은 내팽개친 채 오직 특검 생산에만 전념하고 있다. 그 와중에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지난 정권 충견 검찰 노릇하다가 지금은 거대 야당 의원으로 변신한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이다. 참으로 소인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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