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박보검 “수지와 내가 봐도 잘 어울려…뿌듯” (종합)[DA:인터뷰]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2024. 6. 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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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배우 박보검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원더랜드’를 통해 박보검은 자신의 매력을 가장 돋보였을 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인 수지와의 케미도 역대급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런 박보검이 인터뷰를 통해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더불어, 수지와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보검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원더랜드’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박보검은 영화에 관해 “잘 만들어졌다 싶었다. 무중력 연기, 우주 연기, 사막이 나오는 모습들, 시나리오에서 봤던 모습보다 현실감 있게 그려주셔서 감사하고 신기했다. 무엇보다 지금보다 시간이 많이 지나서 20대의 수지와 나의 모습을 다시 바라봐서, 추억인 것 같으면서도 아련했다. 그런 게 잘 담긴 것 같아서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박보검은 이번 영화에서 연기를 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에 관해 “일단 AI 속 태주는 건강했던 태주의 모습, 행복했던 순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져서 연기할 때는 항상 활기차고 기분 좋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또 그 현장에서 수지가 와서 같이 연기를 해주기도 했다. 근데 반대로 현실로 돌아온 아픈 태주는 감독님께서 약간 이상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혼란스럽고 고민도 많이 되고 뭐가 맞는 건지 모르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했다. 화면에 보니까 진짜 오묘하게 표현이 됐더라. 저 순간에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괴리감을 느끼면서 연기를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에서 박보검이 가장 공감했던 부분이 어떤 부분인지에 대해 묻자 “보고 싶은 사람을 AI로 만나다는 소재가 영화의 결정 이유 중 하나였다. 작품에 참여하게 된 건, 역할의 비중보다도 이런 시대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쁨을 AI 기술이 회복시켜주지 않겠느냔 고민을 던지며 작품에 참여했다”라며 “거의 다 가족 이야기라 그런지, 공감이 안 되는 부분이 없었다. 처음 읽었을 때 태주와 정인이는 연인 설정이라, 얼마큼의 관계라 ‘원더랜드’ 서비스를 신청할까 싶었다. 가족만큼의 관계성으로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했다. 감독님, 수지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인이와 태주는 어릴 적 부모님을 여의고 서로가 서로에게 가족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서로밖에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연기를 했다”라고 말했다.

‘원더랜드’에 대해 박보검은 “AI 시대에서 이런 서비스가 생기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내가 이 기술을 건강하게 유지하면서 적재적소에 잘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할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라고 설명하면서, 실제로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사용해 볼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빨리 이런 시대가 왔으면 했다. 근데 영화를 보고 나오니까 윤리의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뭔가 이런 법이 잘 개정이 됐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너무 빠져들 것 같았다. 그래서 너무 사용하고 싶은데 꾹 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비스를 신청해서 사용한다면, 故 방준석 음악감독님을 만나고 싶었다. 보고 싶은 사람들은 많다”라고 답했다.

박보검은 관객들을 사로잡는 자신의 연기의 비결에 관해 “이게 제가 가진 장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나, 잃고 싶지 않은 게 공감 능력이다. 감성, 감수성을 잃고 싶지 않다. 내가 공감하지 못하면 연기함에 있어서 잘하고 있는 건가 확신이 들지 않는다. 근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공감하려고 하고, 이 장면을 이해하고 표현하려고 하는 것들이 조금이나마 느껴졌다면 성공이다. 감수성을 잃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감수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에 관해 박보검은 “최근에 오랜만에 뮤지컬에 도전을 했다. 그 작품 대본을 읽을 때 마음이 따뜻해지고, 매회 리딩에 눈물을 흘렸다. 근데 무대에서 이 감정을 잃으면 어떡하나 생각이 들었다. 감수성은 연기를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사소한 걸 받아들이고 잃지 않으려고 하니까 그게 크게 와 닿더라.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고 시험에 들고 마음 상하는 것도 많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포인트만 잡아도”라며 “사소한 감정들을 군대에서 더 많이 느꼈다. 날씨만 좋아도 행복함을 느끼고, 어릴 때부터 그 감각이 조금 발달돼있었다고 생각이 들지만, 사소한 장면 하나하나가 소중하더라. 그전에는 항상 상대방이 편하면 내가 편한 사람이었다. 근데 지금도 그 마음도 변치 않지만, 예전보다는 내가 여유로워야 한다는 걸 군대에서 많이 느꼈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 있는 시선을 나로 돌려서 나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해 주고 아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공감 능력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박보검이 더블랙레이블과 전속계약을 체결해 큰 화제를 모았던 바. 이런 의외의 선택을 했던 배경에 관해 박보검은 “테디 선배님이 연락을 주셔서 같이 작업하게 되면 진짜 재밌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잘 맞을 것 같다고 해주셨다. 처음에 가수 회사이다 보니 나의 선택에도 도전이었다. 근데 각 분야에서 일을 잘하시는 분들이 다 같이 모여서 어떤 아이디어든 콘텐츠, 작업, 팬미팅 관련 등 모든 작업을 기획하고 만들면 확실하게 이해하시고 거기에 더 많은 것들을 추가해서 제안해 주시며 소통하는 재미가 컸다.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곳에서 해보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말했다.

또 박보검은 “앞으로의 플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들을 만난 것 같아서 감사하다. 아직까지는 많이 배우고 성장하고 채워나가야 시너지가 나는 것처럼, 해보고 싶은 것과 도전해 보고 싶은 게 많다. 기획 같은 걸 많이 생각하는 편이다. 시즌그리팅, 팬미팅 등의 기획을 다 하는 편인데 그 부분에서 손발이 잘 맞는다”라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추진 못했지만, ‘원더랜드’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대해 박보검은 “탕웨이 선배님을 비롯해서 정유미, 최우식, 수지 씨와 연기할 수 있어서 영광이고 뿌듯했다. 탕웨이 선배님과 연기를 맞추지 못했지만, 통화하는 장면에서 현장에 와서 연기를 해주셨다. 보약과 보이차를 보내주시기도 했다. 현장에서 따뜻한 선배님이자 누나 같은 느낌이라 감사했다. 이번 영화 보면서도 너무 놀랐다”라고 말했다.

특히 수지와의 호흡에 관해서 박보검은 “백상에서는 진행자로서만 맞춰보고, 지금만큼 친하다고 하진 못하겠다. ‘원더랜드’ 들어가면서는 이야기를 진짜 많이 나눴고, 진짜 현장이 재밌었다. 지금 시간이 지나고 나서 비하인드 영상을 보니까 진짜 재밌게 찍은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고맙기도 했고, 수지 씨도 그 감성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이 들었다. ‘원더랜드’ 이후 작품들을 보면서 또 다른 매력을 느끼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통해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 텐데, 그 모습들이 기대가 되기도 했다. 나중에 또 한 번 작품을 해보고 싶은 배우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두 사람의 케미와 관련해 열애설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박보검은 “(수지와) 이런 이야기를 못 했다. 근데 그런 이야기로 어색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무 좋게 바라봐주셔서 뿌듯하기도 했다. ‘더 시즌즈’에 나온 영상을 계속 보게 됐다. 진짜 둘이 잘 어울리더라. 내가 보면서도 ‘잘 어울리네’ ‘예쁘다’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또 ‘원더랜드’ 홍보 일정에서 두 사람의 의상이 마치 커플룩을 연상시키는 듯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이에 대해 박보검은 “의상 같은 건 사실 다른 선배님들이나 배우들과 공식 석상에서 맞추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 걸로 관계적인 모습들을 보여주는 걸 좋아한다. 제작발표회 의상도 미리 보니까 비슷한 착장이 있어서, 그 의상을 맞춰 입었다. 백상 때도 서로 의상을 맞추기도 했었다. 그런 모습들이 예쁘게 담겨서 좋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박보검은 어떨 때 가장 뿌듯함을 느낄까. 박보검은 “같이 촬영했던 분들이, 또 하고 싶다고 느낄 때? 행복한 건 항상 느낀다.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 주변에서 작업했던 분들이 ‘또 하고 싶어’ ‘우리 또 만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보검은 ‘원더랜드’ 이후 ‘굿보이’ ‘폭싹 속았수다’ 등 다양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만날 예정. 이에 박보검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마주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경험치가 많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다양한 삶을 경험하진 못했지만, 다양한 삶을 연기하는 게 복이지 않나 싶다”라며 “지금 액션에 대해 한 번도 도전해 본 적이 없다. 정통 액션을 보여드린 적이 없다. 이번에 ‘굿보이’를 통해 처음으로 도전하게 됐다. 처음으로 복싱을 배우고, 전직 선수인데 사건으로 인해 선수를 그만하고 특수팀으로 형사계에서 일하는 이야기다. 이 작품을 통해 도전이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품고 있다”라고 말해 궁금증을 높였다.

한편 5일 개봉한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박보검은 ‘정인(수지 분)’의 남자친구 ‘태주’ 역을 맡았다. ‘원더랜드’ 서비스 속 설계된 인공지능 ‘태주’의 밝고 따뜻한 모습부터 의식불명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워 움츠러든 현실의 ‘태주’까지, 한 인물이 가진 전혀 다른 면모를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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