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라 불렸는데 초라해졌네”…단독과반 못한 모디
5년전 보다 확보의석 63석 급감
연정구성부터 국정운영 험로 전망
野 “총선 결과 큰 메시지” 공세 예고
4일(현지시간)미국 CNN 등에 따르면 전체 543개 의석 중 모디 총리가 이끄는 BJP 중심 여당 연합 국민민주연합(NDA)은 292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NDA가 최대 450석을 차지할 것이란 출구조사와 크게 동떨어진 결과다. BJP는 5년 전에는 단독으로 303석을 확보했었으나, 이번에는 63석이나 줄어든 240석 확보에 그쳤다. BJP가 단독 과반에 실패하면서 모디 총리 집권 3기에는 연합의 도움이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모디 총리는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3기도 흔들림 없이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연정 수립과정에서부터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모디 총리를 둘러싼 무적의 기운이 갑자기 산산조각 났다”며 “인도 선거 결과는 예상외로 냉정했고, 앞으로 연정 파트너의 자비에 의지해 정권을 유지할 처지에 놓였다”고 평가했다.
총선에 앞서 모디 총리는 인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신에 의해 “특별한 목적을 위해” 세상에 보내졌다면서 3연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결과는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
전문가들은 ‘모디노믹스’ 아래에서 인도 경제가 성장했지만, 정작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는 점이 투표 결과에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싱크탱크 ‘옵저버연구재단’ 정치분석가 라쉬드 키드와이는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모디라는 브랜드가 희석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WSJ은 “유권자들은 억만장자 거물들이 거주하는 경제 강국 이라는 이미지와 수억 명이 실업과 인플레속에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 이미지 사이에서 단절을 느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모디 총리가 기업의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노동법 개혁 등을 연기해야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치 평론가 아라티 제라스는 AFP 통신에 “노동·토지 개혁 등 급진적인 개혁은 새 정부가 매우 천천히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연립 정부의 압박 외에도 강력한 야당이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모디 총리는 첫 번째 임기 당시 산업 통로·농촌 주택 건설 및 농촌 전화, 국방 목적의 토지 매입 등을 용이하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려다 야당의 거센 저항에 보류한 바 있다.
출구조사에서 압도적 열세였던 야권은 전혀 다른 개표 결과에 고무됐다. 야권은 모디 정부에 대한 민심의 “경고” 라며 국정 운영에 강력한 견제구를 던지겠다는 입장이다. 간디 전 총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들(여권)이 지난 10년간 나라를 운영해온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이것(총선 결과)은 나렌드라 모디에게 큰 메시지”라며 대여 공세를 예고했다.
모디 총리는 예상보다 낮은 의석수에도 ‘3기 정부’도 흔들림 없이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그가 차기 정부를 구성하려면 소수 지역정당들에 권한을 배분하는 등 ‘주고받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일 수 있는 일부 공약을 폐기되거나 수정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논란이 있는 공약은 이제 논의 대상에 제외될 수 있다”면서 “이번 총선 결과로 모디 총리가 토지와 노동법 개정은 물론 인도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필요한 여타 개혁 조치를 이행할 정치적 자산을 가질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고 짚었다.
다만 블룸버그는 총선에서 예상보다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의 성장 궤도는 대체로 긍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 이유는 일론 머스크 등 글로벌 재계 지도자들이 인도가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국가로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인도가 향후 5년간 세계 경제성장에 가장 많이 기여할 수 있는 나라로 판단한다는 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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