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리테일 공룡 ‘맞손’…CJ·신세계그룹 ‘유통 동맹’ 강화
CJ 제품 이마트서 팔고, 쓱·새벽배송 대한통운 전담 ‘규모의 경제’
‘범삼성가’인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유통·물류·콘텐츠를 비롯해 전방위 부문에서 손잡는다. 제조와 유통 분야에서 쌓아온 ‘1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격변하는 시장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CJ와 신세계는 5일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CJ·신세계 사업제휴 합의서’를 체결하고 온·오프라인 유통 및 물류, 콘텐츠 등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의 핵심인 유통과 물류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당장 신세계 계열 e커머스 부문인 G마켓과 SSG닷컴은 CJ대한통운과 물류 협업을 강화한다. SSG닷컴은 쓱배송과 새벽배송, 물류센터 등 시스템 운영의 상당 부분을 CJ대한통운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김포 NEO센터 두 곳과 오포 첨단 물류센터를 CJ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SSG닷컴은 이번 협약으로 물류비용을 절감해 이마트의 그로서리(식료품) 사업에 한층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G마켓의 익일보장 택배 서비스를 CJ대한통운이 맡는다.
G마켓이 CJ대한통운의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하면 다음날 도착이 보장되는 내일도착 배송 주문 마감시간이 현행 오후 8시에서 자정까지로 4시간 늘어나게 된다. G마켓과 CJ대한통운은 셀러(판매자)를 대상으로도 도착보장 서비스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신세계 물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방침이다. 이번 물류협력을 계기로 1PL(자사물류)의 3PL(제3자물류)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어서다.
CJ제일제당과 이마트는 ‘가성비 갑’ 상품도 공동 개발한다. 제조와 유통 선도기업답게 쌓아온 노하우를 상품기획 단계부터 반영한다. 앞서 이마트·SSG닷컴·G마켓은 지난해 8월 CJ제일제당의 신제품 13종을 선론칭해 호응을 얻었다.
신세계와 CJ는 미디어 사업과 콘텐츠 분야에서도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신세계는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을 운영 중이며 CJ는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갖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멤버십 혜택을 공유해 적립처, 사용처 등 고객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CJ와 신세계는 “두 회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현 CJ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손자로, 사촌지간이다. 업계에선 CJ와 신세계의 협업으로 ‘반쿠팡 동맹’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이날 합의서 체결식에는 김홍기 CJ 지주사 대표,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가, 신세계에서는 임영록 경영전략실장, 한채양 이마트 대표가 참석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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