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독과점 개선”…‘인텔 연합’ 뭉치나
기업용 ‘개방형 생태계’ 지원
엔비디아 대비 ‘가성비’ 강조
네이버, vLLM 실험 등 협력
삼성전자는 메모리 분야 협업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의 고위 임원이 5일 한국 협력사들과 만나 인공지능(AI) 전략의 핵심으로 네이버·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의 협력을 꼽았다. 네이버는 인텔과의 소프트웨어 협력 및 ‘엔비디아 독과점 구도’ 개선을 강조했고, 삼성전자는 인텔의 고성능 AI칩을 지원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을 설명했다. AI 반도체 시장의 강자 엔비디아에 맞서는 ‘인텔 파트너십’ 윤곽이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저스틴 호타드 인텔 데이터센터·AI사업 총괄 수석 부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인텔 AI 서밋 서울’에서 “인텔의 AI 전략은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특히 기업용 AI의 활용 사례를 늘리고 애플리케이션(앱)을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PC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서버) 반도체에도 강점을 가진 인텔은 기업용 생성형 AI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호타드 부사장은 “대부분의 기업은 AI 도입을 살펴보고 있거나 시험 단계에 있다”며 “인텔은 AI PC부터 데이터센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 라인에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어 기업들이 AI를 쉽게 도입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호타드 부사장은 인텔 AI 반도체의 ‘가성비’도 강조했다. 인텔은 PC용 중앙처리장치(CPU) 강자이지만 AI 분야에서는 엔비디아를 뒤쫓는 추격자 입장이다. 인텔은 AI 반도체 ‘가우디 시리즈’로 대응하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엔비디아의 서버용 AI 반도체 H100 가격은 약 5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인텔 가우디2 가격은 그 3분의 1, 가우디3는 3분의 2 수준이다. 호타드 부사장은 “가우디3는 주로 활용되는 경쟁사 그래픽처리장치(H100)보다 최대 2배 더 나은 가격 대비 성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AI 서밋은 인텔이 매년 수차례 세계 각국을 돌며 진행하는 행사다. 해당 국가 협력사들과 인텔의 AI 비전을 공유하는 행사인 만큼 호타드 부사장은 한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관계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와 삼성, SK하이닉스 등 기업들과도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갖고 협력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이 인텔 AI 미래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인텔은 네이버와 함께 가우디2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을 목적으로 지난 4월 대전 카이스트에 공동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날 네이버 하정우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기조연설에서 “가우디를 기반으로 vLLM(시각거대언어모델) 운영을 위한 여러 실험을 진행하고 관련 결과를 문서화해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 센터장은 “기업 입장에서 특정 회사가 AI칩 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행복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공급 우선순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 점에서 (엔비디아 등) 특정 GPU(AI 반도체)에 종속된 현재 AI 시장 상황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대규모 생성형 AI 서비스(하이퍼클로바X)를 직접 개발해 운영해본 기업(네이버)만이 AI 반도체를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날 배용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실장(부사장)도 생성형 AI 시장에서의 메모리 반도체 역할과 삼성전자가 보유한 각종 솔루션에 대한 기조연설을 했다. 삼성전자는 DDR5 같은 고성능 D램부터 차세대 메모리로 꼽히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등 여러 방면에서 인텔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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