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혈액암' 집단 발병…오세훈 "역학조사 하라"
[뉴스리뷰]
[앵커]
서울교통공사 소속 직원들이 잇따라 집단으로 혈액암에 걸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암에 걸린 노동자 절반 이상은 같은 사업소에서 전동차 정비를 하던 이들이었는데, 이 사실을 보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철저한 원인 규명을 지시했습니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기자]
7년 전 서울교통공사 소속 송모 씨에 대한 업무상질병판정서입니다.
1996년 입사해 차량사업소 정비팀에서 일하다, 2012년 혈액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당시 질병판정위는 "정비작업 도중 도장·세척 작업을 장기간 수행하며 벤젠 등 각종 유해화학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업무와 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이후 같은 사업소에서 일하던 노동자 한 명이 혈액암으로 숨지자, 노조가 추적 관찰에 나섰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말까지 10년간 모두 8명의 노동자가 줄줄이 혈액암에 걸린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사 측 확인 결과 2명은 숨졌고, 4명이 산재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4명은 경기 고양시 차량사업소에서 3호선 라인 전동차 정비 업무를 했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황수선 / 지난해 6월 혈액암 판정> "다른 차량사업소와 달리 페인트 도장 업무를 직접 수행했고, 닦고 조이고 기름칠할 때 2000년대 초반까지도 안전한 제품인지 증명되지 않은 제품들을 많이 사용했고 페인트라든지 신나라든지…."
이 사실을 보고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사 측에 역학 조사를 비롯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공사가 뒤늦게 11개 전체 차량사업소를 대상으로 병가 기록 등을 살핀 결과 노조 측이 밝힌 8명의 인적 사항과 차이를 보였습니다.
8명의 혈액암 진단 기록을 확인했는데, 이 중 1명은 다른 사람이었습니다.
또 문제가 된 사업소에서 2000년 이전 정비 업무를 맡았던 83명에 대한 검사가 아직 시행되지 않아 결과에 따라선 발병 직원 숫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연합뉴스TV 이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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