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호위무사’ 이용, 문체부 2차관 물망…장미란 교체 전망

4·10 총선에서 하남갑 낙선
‘패자 자리 챙겨주기’ 지적

친윤석열(친윤)계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사진)이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이 전 의원은 4·10 총선에서 경기 하남갑에 출마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패했다. 친윤계 총선 패자 ‘자리 챙겨주기’ 인사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장미란 현 2차관은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전 의원의 문체부 2차관 기용 가능성에 대해 “여러 명 중 하나”라고 말했다. 후보 중 하나라는 의미로, 검토 단계로 읽힌다.

당초 이 전 의원은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내 자치행정비서관으로 거론돼왔다.

이 전 의원이 자치행정비서관으로 가는 데 대해서는 여권 내에서도 우려와 기대가 섞여 있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치행정비서관은 전통적으로 행정안전부 출신 공무원이 오는 자리라 이 전 의원이 오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 전 의원이 관련없는 분야”라며 “자리 만들어주기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회의원 출신이 정무적 판단은 더 뛰어나다”며 “자치행정 업무도 더 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전 의원의 문체부 2차관 후보 검토는 이 같은 여권 내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의원은 루지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바 있다. 업무 관련성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낙선한 친윤계 인사를 정부에 등용한다는 점에선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이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수행실장을 맡았다. 윤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윤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두 이력 때문에 친윤 ‘호위무사’라는 별명도 붙었다.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동계 올림픽 종목 선수 출신을 기용한다는 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어느 정권이나 다 하는 사람 챙겨주기 아니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순봉·유설희 기자 gabg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