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령층 높아진 캥거루족…부모 품 못 떠난 30대 ↑

김지환 기자 2024. 6. 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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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주거비 부담 심화 영향
30~34세, 8년 새 7.2%P 늘어
절반 이상 ‘경제적 독립’ 못해
니트족 증가 등 ‘빈곤 악순환’

30대 초중반 청년 중 캥거루족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캥거루족은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부모와 여전히 동거하는 청년을 말한다.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이 심각해지고, 만혼이나 비혼주의가 확산하는 분위기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준 결과로 풀이된다.

캥거루족의 증가세는 청년층을 빈곤의 악순환에 빠뜨릴 수 있고, 부모세대의 노후 대비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황광훈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5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고용정보원 청년 패널 2012~2020년 자료를 분석한 이같은 내용의 ‘2030 캥거루족의 현황 및 특징’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현재 부모님과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과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않은 채 학업, 군복무 등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따로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년을 캥거루족으로 분류했다.

25~34세 청년 중 캥거루족 비율은 2012년 62.8%, 2015년 66.6%, 2018년 68.0%로 상승하다가 2020년에는 66.0%로 소폭 하락했다. 논문은 “전반적으로 2012년을 기준으로 2020년까지 25~34세 캥거루족 비율은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캥거루족 증가세는 최근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더 뚜렷하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25~29세 청년 중 캥거루족 비율은 80% 안팎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30~34세 청년의 경우 2020년 기준 53.1%로 2012년(45.9%)보다 7.2%포인트 상승했다.

취업자보다는 미취업자의 캥거루족 비중이 급속히 증가(2012년 47.4% → 2020년 66.0%)했다. 취업자 중에선 임시·일용직 등 고용불안정 청년층 캥거루족 비중이 72.2%로 가장 높았다. 취업한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고임금 청년층일수록 캥거루족 비율이 낮았다.

캥거루족 중 상당수는 빈곤에 빠지거나 일을 하지 않고 훈련이나 교육을 받지도 않는 청년 ‘니트’(NEET)가 될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 아울러 캥거루족 증가는 부모세대가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황 부연구위원은 “최근의 캥거루족 증가 현상은 30대 초중반 연령대에서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30대의 캥거루족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에서 자신의 소득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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