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보호지역 지정하고 대규모 벌채‥백두대간 파헤친 산림청
[뉴스데스크]
◀ 앵커 ▶
백두대간은 오랫동안 광산 개발 등으로 훼손돼 20년 전, 산림청이 보호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그런데 산림청이 경제림을 조성하겠다며 직접 보호지역의 숲을 대규모로 베어낸 것이 확인됐습니다.
김민욱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백두대간 중심부의 민주지산.
산 능선 바로 아래쪽에 마치 누군가 조각을 해 놓은 것처럼 숲이 베어져 나가 있습니다.
위성 사진으로 2020년부터 숲의 훼손이 확인됩니다.
숲이 훼손된 곳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입니다.
마치 손톱으로 할퀸 듯 축구장만한 벌채지 11곳이 보호지역 핵심구역까지 펼처져 있습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광산 개발 등으로 훼손된 백두대간을 보호하기 위해 19년 전 설정됐습니다.
벌채가 이뤄진 보호지역을 올라가 봤습니다.
표지판에 선도 산림경영단지 시범사업지라며 낙엽송, 일본잎갈나무를 심었다고 적혀 있습니다.
[김민욱/환경전문기자] "산을 계속 올라와서 지금 백두대간 보호지역 핵심구역 안으로 들어왔는데요. 해발 고도가 거의 1천미터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이쪽도 산을 다 나무를 밀어내고 여기에는 전나무, 침엽수를 심었습니다."
제일 높은 곳에는 한라산 자생지에서도 대규모 고사가 진행 중인 구상나무를 심었습니다.
새로 심은 나무 상당수는 제대로 자라지 않고 있습니다.
기존 나무를 뿌리 채 뽑아내기 위해 중장비가 들어왔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산림청이 환경을 보호하겠다며 설정한 지역에서 스스로 나무를 베어내는 일을 벌인 겁니다.
[최태영/그린피스 생물다양성 캠페이너] "기존의 식생을 보존해야 하는 건데, 보호지역의 본래 취지랑 완벽하게 반대되는 활동을 지금 펼치고 있는 것입니다."
자연림을 없애고 인공조림을 한 건데 인공조림은 자연림보다 생태적 다양성이 작다는 연구 결과가 많습니다.
환경부가 관리하는 다른 보호지역인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는 나무를 베는 것이 금지돼 있습니다.
산림청은 "해당 지역은 2003년 경제림 조성단지로 먼저 지정되고 보호지역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백두대간 보호법에 벌채는 금지돼 있지 않다"며 "개발이 아니라 더 좋은 숲을 가꾸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종원/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 "백두대간 보호법의 입법 취지가 백두대간의 환경을 보존하는 그런 관점이었다고 보면 벌채가 금지되는 방향으로 개정이 돼야 되겠다(라고 생각합니다.)"
정부는 백두대간을 포함해 국내에 30종류가 넘는 보호지역이 있다고 UN에 보고했습니다.
2030년까지 육상 면적 17%인 보호지역을 30%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보호지역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욱입니다.
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임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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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전인제 / 영상편집 : 임혜민
김민욱 기자(wook@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05277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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