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반포자이도 떴다” 역대급 경매시장…하반기엔 더 쏟아진다는데
평소 볼 수 없던 물건 쏟아져
서울 아파트·상가 경매건수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급증
유찰 거듭되며 주인찾기 난항
용산구의 대표적인 부촌 단지로 꼽히는 서울 ‘나인원한남’ 전용 244㎡가 오는 18일 임의경매로 진행된다. 감정가만 108억5000만원에 달한다. 공동주택 경매 감정가격이 100억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에서는 전용면적 297㎡의 초대형 ‘펜트하우스’가 경매로 넘어왔다. 2017년 32억원에 매입됐고 현재 감정평가금액은 74억원이다. 2022년 48억원에 전세가 계약됐는데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갚지 못해 전세권자가 경매를 신청했다.
요즘 경매시장의 또 다른 특징은 아파트부터 비아파트, 토지, 상가까지 부동산 유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아파트는 아파트를 제외한 주택으로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모두 포함한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388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613건)보다 2.3배 늘어났다. 이 기간 비아파트 경매진행은 6876건으로 지난해 동기(3210건) 대비 2.1배 증가했고, 상가를 비롯한 집합건물도 9922건으로 2023년(4495건)보다 2.2배 늘었다. 토지는 332건으로 전년 동기(229건)보다 45% 급증했다. 수도권도 서울과 비슷한 흐름이다.
서울·수도권보다 부동산 경기가 먼저 꺾인 지방도 경매시장으로 나오는 매물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올해들어 5월까지 지방에서는 5만682건의 경매가 진행돼 작년(3만6343건) 대비 39.5% 늘어났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방은 2년 여전부터 경매 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지금 절대적인 수치가 높은데도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신청과 실제 진행분이 함께 급증하는 것은 경매 물건은 넘치는데 시장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상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지난해 대비 낙찰률과 낙찰가율(경매가격 대비 실제 낙찰가격 비율) 모두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의 경우 작년 1~5월 경매 평균 낙찰률이 29.7%, 평균 낙찰가율이 72.2%였는데 올해는 각각 27.6%, 72.3%를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평균 낙찰률은 비슷하지만 작년 1~5월 94.2%이던 평균 낙찰가율이 80.9%로 급락했다.
실제로 3.3㎡당 감정가만 10억원 넘는 서울 명동 중심거리 ‘꼬마빌딩’이 두 차례 경매에도 유찰됐다. 명동거리 건물은 경매시장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던데다 땅 자체 값어치로만 봤을 때 역대 가장 비싼 감정가여서 화제였다. 하지만 올해 초 1차 경매에서 유찰됐고, 254억원으로 가격을 낮춰 진행한 2차 경매에서도 주인을 못 찾았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매시장에 매물이 넘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옥석가리기’ 중심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책을 발표하며 부실 매물을 경매로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부동산PF 심사기준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하고,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우려’ 사업장은 상각이나 경·공매를 통한 매각을 추진하게 했다. 이주현 연구원은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나게 되면 신규 신청은 늘고 낙찰률은 올라가지 않는 상태가 지금보다 악화할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여러 지표로 볼 때 현 경매 시장은 내려가는 과정에서 ‘무릎’ 정도로 판단된다”고 했다. 즉 하락기 후반부라는 얘기다. 그는 다만 “하락장 후반에서 상승기 전반으로 넘어가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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