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님, 믿어주신 덕에 잘 컸습니다…경기장에선 이겨드릴게요”
강인권 NC 감독과 이승엽 두산 감독은 6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김경문 한화 감독(사진)과 인연이 각별하다.
강 감독은 과거 두산에서 오랜 기간 동안 김 감독을 보좌했다. 김 감독이 2011년 NC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역시 NC 코칭스태프로 합류했다.
NC가 1군에 처음 합류한 2013년,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시즌 시작과 함께 7연패를 당했다. 이후 3승1패를 거뒀지만, 다시 9연패를 당했다. 강 감독은 4일 그때를 돌이키며 “정말 너무 힘들더라. 계산했던 것과 너무 다르게 가서 그때가 너무 힘들고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사실 강 감독이 현역이던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강 감독이 30세 되던 2002년, 김 감독이 1군 배터리코치로 있던 두산으로 이적했다. 강 감독은 “정말 훈련을 많이 시키시더라. 서른 살 될 때까지 그런 연습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그런 과정에서도 왜 연습을 해야 하는지 이해를 시켜주시고, 고참으로서 해야 할 일도 명확하게 정립해주셨다”고 말했다.
강 감독이 기억하는 김 감독은 카리스마 속에 따뜻함을 갖춘 지도자였다.
이승엽 감독도 김 감독과 인연이 남다르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 감독이 중심타자로 활약하며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감독은 예선에서 23타수 3안타로 부진했지만, 김 감독은 특유의 뚝심으로 밀고 나갔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순간, 극적인 방식으로 이 감독은 김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준결승 일본전, 8회 2점 홈런을 때렸고 결승 쿠바전에선 1회부터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김경문) 감독님이 아니셨다면 그때 저는 경기에 나가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감독님이 워낙 선수들을 믿어주시는 덕분”이라고 했다.
누구보다 김 감독을 존경하는 두 사람이지만, 결국은 현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오는 7~9일, 김 감독의 대전 홈 첫 상대가 NC다. 그다음 3연전 상대는 두산이다.
강 감독은 “축하드릴 일은 축하드리고, 경기에 들어가면 또 제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여드릴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감독 역시 “감독으로 조언도 받고, 가르침도 많이 받아야 한다”면서도 “경기장에서는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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