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닥쳐 XX" 다짜고짜 폭언해도…상담사 90% "참는다"

조보경 기자 2024. 6. 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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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콜센터에 전화해 폭언을 퍼붓는 악성 민원인들, 아직도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욕을 하면 경고 안내를 내보내거나 전화 차단을 하고는 있지만, 현장에선 더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어떤 식으로 상담사를 괴롭히는지, 같이 들어보시죠. 조보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화를 받자마자 거친 욕을 내뱉는 남성.

[A은행 콜센터 통화 : 0분 전에 나한테 상담받은 X 있어. 너희들 같은 것들은 XX해야돼. XXX들아.]

상담사가 말릴 틈도 없습니다.

[A은행 콜센터 통화 : {고객님 죄송합니다만 제가} 입 닥쳐. XX 진짜. {그렇게 욕을 하시면} 지금 당신네들. 지X 하지 마. 바로 전화하라고 해.]

한 은행 콜센터에 걸려온 전화입니다.

[김현주/A은행 콜센터 노동자 : 내가 너네(은행)를 20년 30년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수수료를 냈는데를 핑계 삼아 저희한테 되지 않는 일을 계속해달라고 요구하시는.]

은행뿐만이 아닙니다.

코로나 이후 많은 곳이 민원 접수를 콜센터로 자동화하면서 상담사는 더 힘들어졌습니다.

[이선명/정부민원안내콜센터 노동자 : 위택스(세금 납부) 개편에 따른 오류 등 문제들이 연이어 터졌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안내 역시 정부 민원 안내 콜센터의 몫이었습니다. 상담노동자들은 정부의 욕받이로 전락…]

이들을 보호하는 법이 시행된 지 5년이 넘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악성 민원에 시달린다고 했습니다.

경고 안내를 내보내거나 반복되는 전화를 차단하는 등의 조치가 거의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콜센터 노동자 대부분 원청이 아닌 하청인 탓에 '폭언 이후 휴게시간 보장' 등의 보호 조치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설문 결과, 상담사 10명 중 9명 넘게 "악성 민원이 들어오면 개인적으로 참는다"고 답했습니다.

이들은 우리 역시 누군가의 가족이라며 악성 민원 대응 조치들이 잘 되고 있는지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음성제공 공공운수노조]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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