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헌·당규 개정 회의…우려 나왔지만 원안 그대로 반영될 듯

손우성·이유진·박하얀·신주영 기자 2024. 6. 5.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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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의원·원외 지역위원장 206명 참석
“이 대표, 대선 1년 아닌 그 전에 사퇴” 주장도
원조 친명 김영진, 의장 후보 경선 당원 투표 우려
하지만 참석자 상당수는 개정안에 공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당 대표와 당원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더불어민주당 당헌·당규 개정 추진 방향을 두고 당내 이견이 연이어 분출하고 있다. 당내 의견 수렴을 위한 5일 회의에서도 국회의장 후보와 원내대표 경선에 당원 투표 20%를 반영하자는 내용을 두고 우려가 나왔다. 각종 논란에도 민주당은 여론 청취 작업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당헌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회의를 열고 당헌·당규 개정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당헌·당규 개정 시안을 두고 자유 토론을 벌였다. 회의에는 현역 의원들과 원외 지역위원장 등 206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국회의장 후보와 원내대표 경선에 당원 투표 20%를 반영하는 안에 대해 원조 친명(친이재명) 모임인 ‘7인회’ 출신 3선 김영진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데 있어서 당원 참여 문제는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느냐는 내용의 발언이었다”며 “시대 흐름에 맞춰 당원 권한 강화는 필요하지만 의장과 원내대표 선출까지 참여하는 방안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와 당헌·당규 개정 TF 단장 장경태 최고위원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이 참석자는 전했다.

대표와 최고위원이 대선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선거일 1년 전에 사퇴하도록 한 기존 규정에 예외를 두기로 한 부분을 두고도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 원외 지역위원장은 ‘지방선거 등의 중대한 사유’라는 모호한 기준 대신 현재 1년으로 규정된 사퇴 시한을 6개월 또는 9개월로 명확하게 바꾸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 대표가 (2025년) 연말에 사퇴하고 새로운 인물이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지휘하는 것이 맞는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을 완화할 게 아니라 더 일찍 대표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문한 것이다.

앞서 당헌·당규 개정 TF는 전국단위 선거 일정 등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 당무위원회 의결로 사퇴 시한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의 연임과 대선 출마를 위한 꼼수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되자 장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중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나 탄핵 등의 상황을 염두에 둔 조처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선 또 당헌·당규 TF가 작성한 개정 시안을 조만간 꾸려질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전국대의원대회를 전국당원대회로 개편할 경우 의결정족수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회의에서 나온 의견을 정리해 구체적인 당헌·당규 개정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 대변인은 “오늘 발표한 내용으로 지도부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선 일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당헌·당규 TF가 마련한 개정안 내용 대부분이 최종안에 반영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206명 중 발언자는 7명에 불과했고, 이 중 상당수는 개정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무리하며 “지난 총선을 통해 민주당 지지자와 당원들이 자신감과 효능감을 느끼게 된 것으로 안다”며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에너지를 키우는 흐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한 대변인은 전했다. 한 대변인은 “민주당이 당원 중심의 대중 정당으로 가기로 모두가 뜻을 모았다”며 “대표가 마무리 말씀을 할 때 모두가 박수쳤다. 이견은 없었다”고 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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