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재정 악화에 "고통 분담하자"…청소 노동자에 '불똥'
전공의의 집단 이탈이 넉 달 가까이 계속되면서 환자뿐 아니라 가장 약한 고리인 청소 노동자들까지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병원이 어려우니 이들의 노동시간을 줄이라는 통보를 받은 겁니다.
황예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달 말, 고려대 구로병원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청소 용역업체 관계자 (지난 5월 29일) : 6월 3일부터 30분 단축 근무를 하는데 언제 끝날지는 저희 또한 모르고 여기 고대도 모르고 뭐 한 달이 될지 1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그거는 장담을 못 할 것 같아요.]
병원과 청소 용역업체가 최근 만나 '환자 감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으니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이렇게 결정한 겁니다.
청소 노동자 대부분이 적용 대상으로, 이들의 월급이 최대 20만원까지 줄게 생겼습니다.
당장 생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A씨/청소 노동자 : (감축 뒤) 한 209만원 정도 받겠죠. 저도 어느 정도 이렇게 들어가 있는 것도 있고 한데 아이들도 키우고 하는데 혼자서 뭐 아이 키우시는 분들도 계시고 그런 분들은 타격이 엄청 클 것 같아요.]
청소노동자부터 책임지게 하는 상황에 속이 상합니다.
[B씨/청소 노동자 : 우리가 제일 그러니까 월급이 제일 적고 이제 그런 이제 우리한테 이 피해를 우리가 이제 받고 있구나. 외래는 전혀 상관없이 환자는 그대로예요, 어마어마하게. 아침에는 이제 진짜 물 먹을 시간도 없이 그 30분 그 차이가 확실히 느꼈어요. 아침에 막 땀 흘리면서.]
해고로 이어질까 두려워하기도 했습니다.
[C씨/청소 노동자 : (업체가) '연말에 가면 이 사람을 줄여라 이렇게 내려올 수도 있다'고 말씀하셔서 사람들이 많이 좀 불안해하죠. 누구나 내가 걸리는 게 아닐까.]
다른 병원의 청소 노동자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미 주말 인원을 줄였고, 고려대 안암병원도 축소 운영 등을 검토 중입니다.
이번 사태 속 병원이 가장 약자인 하청 노동자에게 부담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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