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억원 빼돌린 미즈하라 법정서 혐의 인정, 후련한 오타니 "'중요한 종결', 이제 승리에 집중할 때"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오타니 쇼헤이(30, LA 다저스)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MLB 사무국은 오타니에 대한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5일(한국시각) 오타니의 통역사였던 미즈하라는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그는 법정에서 "나는 피해자 A(오타니)를 위해 일했고 그의 은행 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다. 나는 큰 도박 빚에 빠져있었고, 그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송금했다"고 말했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지난 3월 21일 서울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다저스로부터 해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수사 당국이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으로 송금이 된 내역을 입수하게 됐고, 조사 결과 미즈하라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미즈하라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빚 450만 달러(약 61억원)를 대신 갚아줬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돌린 금액은 450만 달러가 아닌 무려 1700만 달러(약 233억원)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고, 은행에 자신을 오타니라고 사칭해 24차례나 전화를 걸어 돈을 이체했다. 게다가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하는 과정에서는 자신을 '미혼'이라고 속여 410만 달러(약 55억원) 상당의 소득을 누락시키기도 했다.
결국 미즈하라는 은행 사기와 함께 허위 소득신고로 지난 4월 기소됐다.
미즈하라는 지난달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총 1700만 달러에 달하는 배상금과 국세청에 114만9400달러(약 15억7364만원)의 세금과 이자 등을 지불하기로 했다. 그가 기소된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에 열릴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오타니도 불법 도박 연루 논란에서 벗어났다. 검찰은 오타니의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봤을 때 연루 정황은 없다고 발표했다.
MLB 사무국은 이날 성명을 통해 "공개된 연방 사법 당국의 철저한 조사 결과, 그리고 사무국이 수집한 정보, 이 사건이 형사 소송 없이 해결된 점 등을 바탕으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오타니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라는 결론을 내렸으며 조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오타니도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이제 조사가 끝났다. 이번 유죄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종결'을 가져왔다"며 "이제 앞으로 나아가 야구 경기와 승리에 계속 집중해야 할 때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