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도깨비 팬텀에 깃든 안보의지 영원히 간직하리!”…이영수 공군총장, F-4E 탑승 지휘 비행

7일 수원기지서 팬텀 퇴역식…1969년부터 러시아 정찰기 차단 등 영공수호 임무

이영수(왼쪽 후방석) 공군참모총장이 5일 정글무늬로 도색한 F-4E 팬텀을 탑승해 지휘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F-4E 팬텀은 오는 7일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 하에 공식 퇴역식을 갖는다. 공군 제공

"팬텀에 깃들어 있던 국민들의 안보 의지와 염원을 영원히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은 현충일을 하루 앞둔 5일 경기도 수원 공군기지를 찾아 비행단의 대비 태세를 점검하고, F-4E(팬텀)에 탑승해 지휘 비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 총장이 탑승한 F-4E는 정글무늬로 도색돼 가상 적기 역할을 했다. 공군은 팬텀 퇴역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자 팬텀 도입 초창기 모습 그대로 정글무늬와 연회색 페인트로 기체를 칠했다.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탑승한 정글무늬 도색의 F-4E 팬텀이 5일 상공에서 선회기동을 선보이며 F-35A 2기와 함께 편대비행을 실시하고 있다. 공군 제공

‘하늘의 도깨비’로 불리는 F-4E는 수원기지를 이륙해 동·서해와 내륙 지역을 차례로 비행하며 인근 전투비행부대 전투기들의 전술조치 능력과 즉응태세를 점검했다.

이 총장이 탄 가상 적기인 F-4E가 지나가는 공군 주요 비행단의 전투기들은 F-4E에 대응해 비상 출격하거나 요격하는 훈련을 했다. F-35A, F-15K, KF-16, FA-50, F-5 등의 전투기들이 훈련에 참여했다.

지휘 비행을 마친 이 총장은 "오늘 가상 적기 역할을 맡아준 F-4E 팬텀은 이틀 후면 모두 퇴역하겠지만, 우리 공군인들은 팬텀에 깃들어 있던 국민들의 안보 의지와 염원을 영원히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탄도미사일 발사,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교란, 오물 풍선 등 적 도발의 수위와 빈도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며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강력히·끝까지 대응할 수 있는 태세와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7일 F-4E 팬텀 공식 퇴역식을 앞두고 미디어데이가 열린 5일 오전 경기 수원기지에 1969년 당시 팬텀 초기형 F-4D 방위성금헌납기를 재현하기 위해 앞부분 검정, 몸체 녹색 도색을 해 선보이고 있다. 그 뒤로 팬텀 파생형인 RF-4C, F-4E 등 한국에 도입된 팬텀 기종이 전시돼 있다. 이날 유럽 등 외국에서 온 100여명의 취재진과 팬텀 마니아들이 수원기지를 찾았다. 백동현 기자

지휘 비행에 나선 이 총장을 태운 F-4E 기종은 현재 3대가 남은 상태로 오는 7일 공식적으로 퇴역식을 갖는다. 공군은 55년간 최일선에서 영공방위 임무를 수행한 팬텀 퇴역식을 이날 수원기지에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으로 거행한다.

퇴역식에서는 팬텀과 함께 영공수호 임무를 수행하다 하늘의 별이 된 전투조종사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팬텀 조종사 헬멧과 태극기를 헌정한다.

퇴역식 행사 전 팬텀의 마지막 임무를 수행한 조종사들은 팬텀기 조종간을 임석 상관인 신원식 장관에게 반납한다. 이는 팬텀의 모든 임무 종료를 의미한다. 신 장관은 퇴역하는 팬텀기에 ‘명예전역장’을 수여한다. 우리 전투기가 명예전역장을 받는 것은 F-4E가 처음이다.

공군은 1969년 F-4D를 처음 도입한 이후 F-4E, RF-4C 등 총 187대의 F-4 기종을 운용했다. 이 가운데 F-4D와 RF-4C는 2010년과 2014년에 각각 퇴역했다.

팬텀은 1969년 도입된 후 1994년 KF-16 전력화 전까지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활약했으며, 지금은 대부분 퇴역하고 F-4E 3대만 남았다.

팬텀은 소흑산도 대간첩 작전과 미그기 귀순 유도, 옛 소련 핵잠수함 식별과 차단, 러시아 정찰기 차단과 퇴거 작전 임무 등을 수행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