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한줄 3300원…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야속한 물가
고약한 인플레 세가지 시각➌
2년째 이어지는 인플레 우려
물가상승세 둔화하고 있지만…
인플레 자극할 요인도 여전해
2022년 이후 전세계를 괴롭혀온 인플레이션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주요국의 고금리 기조에도 인플레이션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전망이 밝은 것도 아니다. 국제 유가를 자극하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데다 소맥·구리 등 원자재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농·축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視리즈 인플레 세가지 시각 마지막 편 '한눈에 본 지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불어닥친 고물가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급격한 인플레이션은 수그러들었지만, 고물가 기조는 여전하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2.8%(전년 동기 대비)에서 2월과 3월 3%대(3.1%)로 상승했다가 4월 다시 2.9%로 내려왔고, 5월엔 2.7%를 기록했다.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불안 요인은 숱하다. 5월 신선식품지수가 17.3%(전년 동월 대비) 상승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흐름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CPI는 3.4%를 기록했다. 올해 1월 3.1%를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3월 3.5%에서 4월 3.4%로 상승세가 완만해지고 있다는 거다(표➊).
그럼에도 인플레를 향한 시장의 우려는 여전하다. 좀처럼 꺾이지 않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생산자물가지수까지 꿈틀거리고 있어서다. 우리나라 생산자물가지수는 1월 1.3%에서 2월 1.4%, 3월 1.5%, 4월 1.8%로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던 수입물가지수도 4월 전년 동월 대비 2.9%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 1월 0.9%로 떨어졌던 미국 생산자물가지수도 4월 2.2% 상승하며 지난해 10월(2.2%)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표➋).
고물가 기조에 직장인의 소득은 뒷걸음질쳤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1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512만2000원으로 지난해 1분기(505만4000원)보다 1.4% 증가했다. 문제는 물가를 반영한 가계 실질소득이다. 고물가의 영향으로 가계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1.6% 감소했다. 2021년 1분기(-1.0%)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2017년 1분기 –2.5%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표➌).
반면, 외식물가는 2020년 1월부터 29개월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인 김밥 가격이 23.2% 올랐고, 자장면도 21.0%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2020년 1월 한줄에 2408원(서울 기준)이었던 김밥 가격은 올해 4월 3362원으로 39.6% 상승했고, 자장면은 5154원에서 7146원으로 38.6% 올랐다. 이밖에도 햄버거(27.8%), 피자(24.3%) 등이 20%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니 외식은 언감생심이다. 말 그대로 월급 빼곤 다 오르는 시절이다(표➍).
앞으로도 문제다. 인플레를 자극할 요인은 수없이 많다. 2022년 2월 시작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하마스 전쟁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제 유가를 자극한다. 여기에 11월 치러질 미 대선이라는 정치적 불확실성과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무역 갈등도 인플레를 자극하는 악재다(표➎).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야속한 인플레는 안정세를 찾을 수 있을까.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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