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5개월 아이 솜 베개에 재워 질식사⋅⋅⋅부모, 징역형

/조선일보DB

베개에 눌려 저산소증으로 뇌손상을 입은 생후 5개월 아이를 또다시 방치해 이부자리에서 숨지게 한 부모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청주지법 형사3단독 김경찬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유기·방임)·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3)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친부 B(2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8월 29일 충북 진천의 자택에서 당시 생후 3개월이었던 아이가 베개에 코를 박은 채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아이를 살렸다. 하지만 아이는 결국 병원에서 저산소성 허혈성 뇌 병변 진단을 받았다.

당시 의사는 퇴원하는 아이의 부모인 A씨 부부에게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푹신한 곳에 두지 마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이들은 같은 해 10월 27일 오전 2시쯤 아이를 또 다시 솜 베개 위에 눕혀 재웠고, 낮 12시 10분이 돼서야 아이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부부는 외에도 필수 예방접종도 하지 않았고, 아이를 생활 쓰레기와 반려견들의 배설물로 가득한 집에서 양육했던 사실이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아이가 숨지기 전날엔 아이를 홀로 두고 2시간가량 외출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문구류와 스티커를 판다는 허위 게시글을 올려 73명의 피해자에게 12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까지 더해져 재판을 받았다.

김 판사는 “의사의 충고를 듣고도 부모로서 안전한 수면 환경을 제공하거나 제대로 된 보호와 관찰도 하지 않았다”며 “특히 A씨는 사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사기 범죄를 저질렀고, 피해자들의 피해 복구도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