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이수만 30년 단골 인쇄소…몸값 1000배 뛴 'K팝 굿즈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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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면서 경영 고비를 숱하게 맞았죠. 그때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같은 K팝의 주역들이 인쇄대금을 결제해줘 고비를 넘겼습니다."
박장선 투데이아트 회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음원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K팝이 이제 거꾸로 음반, 앨범 재킷, 굿즈, 인쇄물 등 한국의 아날로그 문화 산업을 살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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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쇄시장 불황 뚫고…진격하는 투데이아트
BTS 앨범재킷·포토카드 제작
충무·을지로 인쇄소 줄폐업에도
기술력 인정…빅4 엔터사와 거래
“처음에 작은 인쇄소를 운영하면서 경영 고비를 숱하게 맞았죠. 그때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같은 K팝의 주역들이 인쇄대금을 결제해줘 고비를 넘겼습니다.”
박장선 투데이아트 회장(사진)은 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음원을 통해 전 세계로 뻗어나간 K팝이 이제 거꾸로 음반, 앨범 재킷, 굿즈, 인쇄물 등 한국의 아날로그 문화 산업을 살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97년 출범한 투데이아트는 신해철 015B 전람회 김건모 윤종신 등 가수의 테이프·CD 가사집을 찍으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요즘에는 방탄소년단(BTS), 뉴진스를 비롯한 아이돌 가수의 앨범 재킷을 주로 찍는다. 처음에는 기술 역량이 쌓이지 않아 주먹구구식으로 가사집을 인쇄했다. 하지만 업력이 쌓이고 적잖은 투자를 이어간 끝에 이제는 독보적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 SM엔터 등 주요 엔터사는 모두 투데이아트와 거래한다.
○K팝 음반 1억 장 날개
1990년대 서울 충무로 인쇄골목 인근 청계천 교각에 붙은 대선후보 벽보는 하루에 서너 번씩 바뀌었다. 포스터를 통한 선거유세였다. 선거철이 되면 인쇄 물량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30년 뒤 인쇄소의 위상은 추락했다. 달력과 다이어리, 정치 포스터를 제작하는 상업 인쇄 시장은 200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인쇄골목의 장인들도 충무로에서 내몰릴 운명에 처했다. 근근이 버티는 인쇄소들은 대부분 한두 명의 장인이 운영하는 영세 업체다.
하지만 투데이아트 등 주요 엔터사를 상대로 인쇄업을 하는 회사들은 K팝 열풍을 타고 고속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K팝 음반에는 스타들의 화보와 포토카드, 스티커 등 갖가지 상품이 들어간다. 포토카드 ‘사재기 열풍’도 번지고 있다. 인쇄물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K팝 음반 판매량은 1억1157만 장으로 10년 만에 1억 장을 넘겼다. 2022년(7711만 장)에 비해 44% 불어났다. 스트레이키즈와 BTS의 음반은 매년 최소 500만~600만 장 정도 나간다.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K팝 붐이 일면서 투데이아트는 지난 3년 새 매출이 150% 성장했다. 덩달아 이 회사 ‘몸값’도 뛰었다. 2004년 5억원에 팔린 투데이아트의 기업가치는 20년 만에 1000배 많은 5000억원으로 불었다.
○주변 우려에도 인쇄 설비 투자
투데이아트는 공격적 설비투자를 이어갔다. 지난해 ‘인쇄 기계의 마이바흐’로 불리는 독일 하이델베르크의 제품 두 대를 148억원에 들여왔다. 인쇄업이 사양길에 접어든 상황인 만큼 “무모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투자는 큰 성과로 돌아왔다.
박 회장은 “사양산업이라는 설움을 받으면서도 설비투자를 아끼지 않았다”며 “K팝 열풍이 불어 밀려든 주문량을 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K팝 음반 인쇄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YG엔터와 JYP엔터, 하이브는 인쇄기업 예인미술과 함께 K팝 음반 전문 인쇄기업 포레스트팩토리를 세웠다. 이들의 음반 패키지를 인쇄해줄 기업이 부족하다는 인식에서다. 콩기름 잉크와 같은 친환경 소재를 활용해 K팝 스타의 앨범을 제작할 계획이다. 포레스트팩토리 매출은 지난해 414억원을 기록해 2022년(4억원) 대비 100배 이상 증가했다. 충무로에서 라벨 전문 인쇄기업 디피에스를 운영하는 이순석 대표는 “꾸준한 시설 투자와 시대 흐름을 읽는 눈이 있으면 사양산업인 인쇄업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김익환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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