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결이 다른 제다이"…'애콜라이트', 스타워즈의 진화 (간담회)

정태윤 2024. 6. 5. 18: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Dispatch=정태윤기자] "처음엔 '첫 한국인 제다이'로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컸습니다. 작품에 점점 빠져들 수록, 캐릭터 그 자체에 집중해 연기하게 됐어요." (이정재)

배우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 다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스타워즈'였다. 첫 할리우드 작품에 도전했다. 한국 배우 최초로 광선검을 들었다.

한국인 제다이라고 해서 특별할 건 없었다. 이정재는 오직 '마스터 솔'이라는 인물에 집중했다. '애콜라이트'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했다.

"사람 간의 오해와 그 오해를 다시 제자리로 돌리려는 간절함, 회한, 반성 등을 아우르는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솔이 가진 따뜻함을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이정재가 5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디즈니 플러스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감독 레슬리 헤드랜드) 1~2회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애콜라이트'는 미스터리 액션 스릴러다.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의 약 100년 전을 배경으로 한다. 지금까지 실사로 다룬 적 없는 시대상이다. 새로운 장소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정재는 "기존의 '스타워즈' 팬들이 기억하는 것보다 윗시대의 이야기다. 덕분에 저희도 자유롭게 연기하고 표현할 수 있었다"며 "'스타워즈'를처음 접하시는 분들도 상관없이 즐기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재가 제다이 '마스터 솔'로 분했다. 솔은 고 공화국 시대에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은 인물이다. 힘 없는 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굳은 신념 하에 평화의 시대를 수호하며 살아간다.

오래전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 오샤(아만들라 스텐버그 분)가 살인사건과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어둠의 배후에 대한 진실을 쫓아간다.

진화한 이야기 위에, 캐스팅도 새롭게 했다. 이정재를 비롯해 아만드랄 스텐버그(아프리카계), 매니 재신토(필리핀계) 등 다양한 유색인종 배우가 등장한다.

특히 제다이는 주로 백인 배우들이 맡아왔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정재는 "런던 '스타워즈 데이'에 참석했을 때 느꼈다. 상상한 것 이상으로 열정적인 팬들이 많더라"며 "캐스팅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어느 정도 이해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배경이 우주잖아요. 외계인도 등장하는데, 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면 좋겠다는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또 무술이나 철학 등 동양의 모습이 많이 그려집니다. '그럼, 동양의 모습이 어디에서 왔을까' 생각해 봤을 때, 동양의 제다이가 나오는 게 자연스럽지 않을까요?"

첫 한국인 제다이. 부담이 컸다. 그러나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구성이 참 좋았습니다.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 캐릭터끼리 정을 나누고, 오해에 대한 아픔을 깊게 표현하고, 그걸 치유하는 노력이 돋보였죠. 인간애가 강한 시나리오였습니다."

이정재는 영어 연기에도 도전했다. 10개월 내내 런던에 체류하면서 영어를 공부하고, 촬영에 매진했다. 무려 4명의 영어 선생님과 트레이닝에 나섰다.

그는 "전체 대화를 영어로 해야 했다. 다이얼로그 선생님 2명, 추가로 2명의 영어 선생님을 만났다"며 "촬영 들어가기 4개월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 말이 익숙해질 수 있게 한 뒤, 촬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영어가 제1의 언어가 아니기에 부담이 컸습니다. 작품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매일 트레이닝 했습니다. 촬영하는데 큰 지장 없이 연기했어요. 감독님이 저를 기다리고 맞춰주셔서 감사한 현장이었습니다."

연어의 장벽은, 연기의 장벽이 되지 못했다. 이정재는 헤드랜드 감독, 아만들라 스텐버그와 매순간 의견을 나누며 연기했다.

"셋이서 '네 생각은 어때?', '그렇다면 장면을 이렇게 바꿔볼까?'라는 대화를 정말 많이 했습니다. 감독님께 대본에 담지 못한 뉘앙스를 더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갔죠."

실제로 이정재의 영어 연기는 어색함이 없었다. 중후한 목소리에 감정을 실으며 장면을 완성했다. 솔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감성을 차분히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지금까지 본 제다이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두려움을 느낄 땐, 적극적으로 두려움을 드러냈고, 안타까울 때도 고스란히 표현했다. 흉내가 아닌, 다른 결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연관성도 놓치지 않았다. 그는 "모든 시리즈를 다시 봤다. 어떻게 하면 저로부터 미래 제다이의 모습이 쭉 이어질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연기했다"며 "리암 니슨 표 제다이를 많이 참고했다"고 짚었다.

이정재가 뽑은 관전 포인트는, 색다른 장르다. "연쇄 살인이라는 로그라인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궁금증을 끌어내는 형식으로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집중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 궁금증을 어떻게 증폭할까 고민한 작품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고, 살인사건을 추적해 가면서 숨겨진 진실이 밝혀집니다. 그리고 각 캐릭터의 입장이 점점 드러나며 흥미로워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스타워즈'는 1970년대부터 약 50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관이다. 영화 역사에선 빼놓을 수 없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 자체로 즐거웠다"며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마니아 층이 두텁진 않지만,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다. 많이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애콜라이트'는 금일 디즈니플러스에서 1~2회를 공개했다. 매주 수요일 1편씩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송효진기자>

Copyright © 디스패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