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전야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2024. 6. 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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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파업 행위는 헌법에도 규정된 고유 권한이다.

1969년 창사 이래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전야 사태를 불러온 삼성전자 최대 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행동은 안팎의 공감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노조 파업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잘나갈 때 잉여이익을 직원들에게 더 나누라는 요구를 하는 게 보통이다.

전삼노가 내세운 파업 명분은 노조를 무시하는 회사의 태도와 부당한 보상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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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파업 행위는 헌법에도 규정된 고유 권한이다. 불법이 아니라면 파업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합당한 이유와 공감이란 전제조건 아래에서다. 1969년 창사 이래 55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전야 사태를 불러온 삼성전자 최대 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행동은 안팎의 공감을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노조 파업은 기본적으로 회사가 잘나갈 때 잉여이익을 직원들에게 더 나누라는 요구를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밖에서 보는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위태위태하다. 인공지능(AI) 칩 제작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뺏겼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대만 TSMC와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내부 위기감은 더 큰 것 같다. 정기 인사철이 아닌데도 반도체 부문 수장을 교체했을 정도니 말이다. 반도체 부문 임원들은 실적 악화에 책임을 지고 올해 연봉을 동결했다. 전삼노가 내세운 파업 명분은 노조를 무시하는 회사의 태도와 부당한 보상 등이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노사 협상 결렬 이유가 노조 집행부의 고성과 반말 등 비협조적 태도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걸 차치하고 이 정도 여파를 몰고 올 파업은 내부 공감이라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에서 전삼노의 비위를 주장하는 글을 올리는 등 내부에서 노노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밖에선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가량인 노조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파업을 선언한 것을 두고 시선이 싸늘하다.

긴장의 고삐를 더 바짝 조여야 할 때 전삼노는 파업의 문을 열었다. 당장 총파업을 벌이는 대신 7일 모든 조합원이 연차를 내는 방식으로 투쟁하기로 했다. 생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사태가 어디로 튈지 쉽게 예상할 수 없다. 총파업이 진행된다면 해외에서 보는 삼성전자 위상과 평판도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아직 늦지 않았다. 노사가 소통하면서 파업의 문을 다시 닫을 수 있다. 물론 노조와 의견 차이를 좁히려는 사측 노력도 필요하다.

[박승주 산업부 park.seungjo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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