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박주현의 진심과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박동희 감독의 '드라이브'

김성현 2024. 6. 5.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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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이브'의 박동희 감독 ⓒ메리크리스마스

"감독으로서 첫 작품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시나리오에 매달렸어요. 이야기의 힘을 믿었기 때문에 거기에 승부를 걸었죠. 높은 내공을 필요로 하는 연기였는데, 박주현을 선택한 건 지금도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드라이브'를 보고 박주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습니다."

올여름 극장가의 '다크호스'로 불리며 개봉 전부터 입소문의 중심에 선 작품이 있다. 주인공은 오는 12일 공개를 앞둔 영화 '드라이브'.

'드라이브'는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납치되어 달리는 차의 트렁크에서 1시간 동안 라이브 방송을 하며 협박범이 제시한 목표액을 채워야 하는 인기 유튜버 한유나(박주현 분)의 긴박한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박동희 감독의 첫 번째 연출작이다.

박 감독은 이번 영화가 입봉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밀도 높고, 속도감 넘치는 연출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5일 서울시 종로구에서 '드라이브'의 메가폰을 잡은 박동희 감독과 인터뷰를 갖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 '드라이브'의 박동희 감독 ⓒ메리크리스마스
생애 첫 번째 영화를 자신의 시나리오로 선보이는 박동희 감독이 작품의 최초 구상을 시작한 것은 2016년. 지금처럼 유튜브가 주류 미디어가 아니었던 당시였지만 그는 현재의 이야기를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적절한 시의성을 지닌 작품이 나오게 됐다. 박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는 사이 미디어 환경이 변화하며 결과적으로 큰 덕을 보게 된 것 같다"라며 웃어 보였다.

영화 연출을 전공하지 않은 그는 '드라이브'의 메가폰을 잡기까지 쉽지 않았던 과정에 대한 소회도 털어놓았다.

"다른 일을 했지만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불씨는 계속 있었죠. 하지만 영화계에서 어떠한 결과물도 낸 적이 없는 저를 믿어줄 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야기로 승부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믿지 않아도 이야기의 힘을 믿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이를 악물고 죽기 살기로 시나리오를 썼던 이유죠."

그러나 이야기가 완성된다고 영화 연출까지 완성되지는 않을 터. 이때 박 감독은 자신이 작가로 참여했던 영화 '특송'의 박대민 감독에게 가장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배운 것을 그대로 할 실력은 안 되지만 영화에 대한 접근부터 디테일하고 사소한 부분까지 조언받았다"라며 박대민 감독의 촬영 현장에서 연출의 시작과 끝을 배웠다고 박 감독을 향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영화 '드라이브'의 박동희 감독과 배우 박주현 ⓒ메리크리스마스
이번 영화는 트렁크라는 좁은 공간에서 한 명의 배우가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큰 제약 속에서도 결코 긴장감을 잃지 않고 내달린다. 박동희 감독은 모드 것이 주연을 맡은 박주현 배우의 노력이라고 그에게 공을 돌렸다.

넷플릭스 '인간수업'을 통해 박주현을 보며 화면을 뚫고 나오는 에너지를 느꼈다는 박 감독은 작업 하는 내내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특히 단 1차례도 빠지지 않고 매 촬영 전 1시간씩 작품에 대해 질문하며 대화했던 순간이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진심으로 연기하면서 캐릭터와 분리되지 않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정말 영리하고 예민한 배우라고 느꼈죠. 함께 대화를 하면서 당일에도 콘티나 대사를 수정한 적도 많아요. 박주현이 한유나였기 때문에 저희는 더 합을 잘 맞춰서 작업할 수 있었죠"

이어 박 감독은 "영화를 보고 재미를 느끼는 부분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드라이브'를 보고 박주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감히 단언한다"라며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 캐릭터로 분한 박주현에 대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작품에 얼마나 몰입할 수 있는지가 영화적 재미의 척도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드라이브'는 영화만이 갖고 있는 재미에 오롯이 집중한 작품"이라며 관객이 영화를 진짜처럼 느끼며 작품에 빠져들어서 관람하길 바란다는 희망도 함께 전했다.

영화 '드라이브'의 포스터 ⓒ메리크리스마스
박동희 감독은 우선 '드라이브'의 개봉을 앞두고 있어 설렘과 긴장, 행복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고 말하며 "최대한 많은 관객이 '드라이브'라는 롤러코스터에 타서 영화가 선사하는 현장감과 스릴을 꼭 느껴보셨으면 좋겠다"라고 예비 관객을 향한 러브콜도 잊지 않았다.

이번 영화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며 새롭게 주목할 만한 감독의 탄생을 알린 그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현재 다양한 소재로 여러 가지 이야기를 구상 중이라는 그는 등장인물의 감정의 진폭이 큰 이야기, 다이내믹하면서도 속도감이 있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유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공간'에 집착하는 편이다. 이번 영화가 '트렁크'였다면, 다음 작품은 '교도소'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귀띔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를 높였다.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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