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시간에 무선 이어폰을?”… 학생에게 폭언한 교사, 1심서 징역형 집유

수업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의 무선 이어폰을 빼앗아 던져 부순 뒤 욕설을 내뱉고, 다른 학생에겐 폭력 등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교사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27단독 조민혁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성 교사 A(30)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에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 및 80시간의 사회봉사, 아동 관련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7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자신의 반 학생인 B군이 교육 영상을 시청해야 하는 수업 시간에 무선 이어폰을 꽂고 책을 보는 것에 화가 나 B군에게 “이어폰을 가지고 나와라”고 지시했다. B군은 “다른 학생들이 시끄러워서 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A씨는 이어폰이 들어있는 케이스를 바닥에 내던져 파손했다. B군이 쉬는 시간에 교무실로 찾아와 변상을 요구하자 돈봉투를 건네면서 “고소해 X신아” 등 거친 말을 내뱉었다.

A씨는 이후 반에 들어가 학생들에게 “니들이 뭔데 고소하냐 마냐” 등 폭언을 했다. 또 다른 학생 C군이 “욕이 너무 지나치신 것 아닌가, 무슨 자격으로 욕을 하시느냐”고 항의하자 A씨는 큰소리를 치며 C군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렸다.

사건 이후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관련 글을 게시한 뒤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나한테 맞을 정도면 사람이 아니다’는 취지의 댓글을 작성하거나,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의 상담 및 교육 위탁을 명령한 법원의 임시조치 결정에 ‘납득이 안 된다’고 답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조 판사는 “교사이자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로서 학생들을 보살펴야 할 지위에 있는 피고인이 오히려 피해자들을 상대로 아동학대 범죄에 반복적으로 나아갔다는 점에서 죄책이 더욱 무겁다”며 “학업과 생활에 있어 중요한 시기에 자신을 가르치던 교사로부터 범행을 당한 피해자들로서는 매우 놀라고 상당한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시 주변 상황이나 피해자들의 일부 언동 내지 대응 방식 등도 피고인의 행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