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지정' 격론…결론 못내린 거래허가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할지를 놓고 서울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서울시는 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 내렸다.
이 같은 개발 호재에 따른 투기 우려로 대치·삼성·청담동(9.2㎢)과 잠실동(5.2㎢) 일대는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도시계획위 이례적 보류
정비사업 없는 아파트도 묶여
제도 실효성 두고 논란 커져
서울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재지정할지를 놓고 서울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재건축·재개발이 이뤄지지 않는 일반 아파트마저 사고팔 때 허가를 받도록 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5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국제교류복합지구 및 인근지역'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안건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못 내렸다. 도시계획위원들 입장이 하나로 모이지 않아 일단 보류하고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 재지정 여부가 당일에 바로 결정됐던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서울시는 현재 강남구 코엑스부터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약 199만㎡에 달하는 지역을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지정해 육성하고 있다. 잠실 스포츠·MICE 복합공간 개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한강·탄천 일대 수변공간 정비 등이 대표 사업이다. 이 같은 개발 호재에 따른 투기 우려로 대치·삼성·청담동(9.2㎢)과 잠실동(5.2㎢) 일대는 2020년 6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기한이 세 차례나 연장돼 오는 22일 만료 예정이었다. 서울시가 이날 연장 여부를 논의한 이유다. 하지만 서울시 공무원과 도시계획·부동산 전문가 28명으로 이뤄진 위원회에서 격론이 오갔을 뿐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치·삼성·청담·잠실동에선 현재 아파트만 토지거래허가 대상이다. 사실상 아파트거래허가제로 전락한 것에 대해 그간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백번 양보해서 재건축·재개발 주택은 투기 우려를 감안해 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고 해도 일반 아파트에까지 적용하는 건 과잉 행정"이라며 "불요불급한 몇몇 지역을 제외하면 해제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날 위원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 도시계획위원은 준공 30년 미만이라 재건축 이슈가 없는 일반 아파트는 일단 규제를 풀고 집값이 너무 오르면 재지정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다.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는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것이다. 강남구 압구정동은 허가구역인데 서초구 반포동은 아닌 게 대표적이다. 두 지역 다 손꼽히는 부촌인 데다 시기의 차이일 뿐 재건축 호재가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또한 재개발이 추진되는 지역은 동일한데 성동구 성수1~4지구는 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고, 용산구 한남2~5구역은 적용되지 않는다.
또 다른 위원은 "토지거래허가제가 지금까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운영되긴 했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 상황에서 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고 집값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오름세인 현시점에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하면 시장 과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잠실의 대표 단지인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는 최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입주권이 신고가를 쓰며 그 여파가 잠실에도 미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1년 넘게 쉼 없이 오르고 있다.
다만 재지정이 아닌 보류 결정에 일각에선 규제가 풀릴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피어오른다. 서울시가 지난 4년 동안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재지정해야 한다고 단호히 나섰던 것과는 사뭇 다른 기조를 보여서다.
[이희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새로 만난 남친, 가방 속 봤는데”...쿠션부터 아이라이너까지, 나보다 많네 - 매일경제
- “한국인이 외면, 제주도 큰일났다”…‘98% 비계 삼겹살’보다 더 큰 악재 - 매일경제
- “16년후엔 114조, 써도써도 돈이 남겠네”…학생수 줄어도 2배 늘어난다는 ‘이것’ - 매일경제
- [단독] “우리도 분당처럼” 목동 주민들의 변심…1만가구 노린 ‘이것’ 쉽진 않다는데 - 매일
- 손흥민 동료 ‘충격’, 급히 영국행…최루가스 공격에 ‘4.5억 시계’ 빼앗겨 - 매일경제
- 청와대 가서 김밥·떡볶이 대접한 김건희 여사…K문화 알리기 나섰다 - 매일경제
- “개XX”…무단 조퇴 제지하자 교감 뺨 때리고 욕설한 초3 ‘충격’ - 매일경제
- 김희철·NCT 쟈니·해찬 사생활 루머에 주가 급락...SM “국적불문 법적대응” - 매일경제
- “우리가 봉이냐, 요금 올려도 봐주게”...넷플·쿠팡 신규가입자 ‘뚝’ - 매일경제
- “내게는 딸같은 존재” 美 여자대표팀 감독이 말하는 지소연과 인연 [인터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