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스냅드래곤X 시리즈, AI PC넘어 AI 산업도 노린다
[타이베이=IT동아] 올해 컴퓨텍스 2024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AI PC다. 지난해 말 인텔이 먼저 코어 울트라를 출시하며 AI PC 시장이 열렸고, AMD도 라이젠 AI 엔진 지원 PC를 확대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또한 올해 컴퓨텍스에서 인텔은 차세대 AI PC용 프로세서인 루나 레이크의 세부 정보 및 지원 파트너 기업, 제품까지 모두 공개했으며, AMD도 라이젠 AI 9 HX 370 등 3세대 라이젠 AI 엔진이 탑재된 CPU를 공개하며 AI PC 시장 확산에 공들이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도전장을 건넨 기업이 바로 퀄컴이다. 퀄컴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3 스냅드래곤 서밋에서 스냅드래곤 8CX 시리즈를 잇는 새로운 컴퓨트 플랫폼, 스냅드래곤X엘리트를 공개했다. 스냅드래곤X엘리트는 동급의 인텔 프로세서 대비 2배 빠른 CPU 성능과 최대 68% 높은 전력효율을 갖추며, 확대되는 AI PC 시장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제품이다.
올해 컴퓨텍스에서는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가 ‘새로 태어난 PC(The PC Reborn)’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으며, 관련된 파트너십 및 제품을 대만 W 호텔 일대에서 데모룸을 구축해 전시하고 있다. 직접 부스를 방문해 제품 사례를 살펴봤다.
데모룸 구축해 제품 소개나선 퀄컴
퀄컴 데모룸에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2024에서 공개된 주요 파트너사용 제품군이 주로 전시됐고, 영상 편집이나 LLM 활용, 생성형 AI, 음악 창작 등 여러 시나리오를 상정해 제품이 전시됐다.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및 랩톱을 비롯해 델 XPS13, 에이수스 비보북 S15, 레노버 요가 슬림 7X, HP 엘리트북 울트라 등이 전시되었다. 다만 보급형 제품군인 스냅드래곤X플러스는 별도로 전시되지 않았다.
가장 눈길을 끄는 AI PC는 퀄컴 스냅드래곤X엘리트 중 파트넘버 XE-00-1DE를 탑재한 삼성 갤럭시북 4 엣지다. 해당 제품은 이번에 출시된 스냅드래곤X엘리트 중 유일하게 4.3GHz로 동작하는 최고 성능의 프로세서를 탑재했으며, 데모룸에서는 발더스게이트 3, 메트로:엑소더스를 실행할 수 있었다.
발더스게이트 3의 경우 FHD 해상도, 전체 낮음 옵션에서 약 70~90프레임 사이를 유지했고, 메트로:엑소더스는 약 40~50프레임 내외를 확보했다. 체감상 발열은 약 45도 정도였는데, 인텔 코어 울트라와 비교해도 괜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에 스냅드래곤X엘리트를 활용한 갤럭시북 개발을 진행하며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보다 훨씬 더 진정성 있게 협력해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갤럭시 북4 엣지를 포함한 퀄컴 AI PC가 시장에서 기대보다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했다.
또 한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엔터프라이즈, 기업 시장용 제품군이다. 퀄컴 CEO 기조연설을 포함해 꾸준히 노트북으로 활용하는 사례만 제시됐는데, 데모룸에서는 퀄컴 스냅드래곤X엘리트를 활용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 임베디드 PC 형태로 구현된 제품이 전시됐다.
현장에는 어드밴텍에서 퀄컴 스냅드래곤X엘리트 기반 미니 PC를 제조했고, 여기에 브릭스(BRICKS)라는 AI 스타트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한 사례가 전시됐다. 장치에 내장된 LLM과 음성인식 기능이 스냅드래곤X엘리트에 탑재된 헥사곤 NPU로 처리되고 있는데, 사용자가 음성으로 주문하면 자동으로 적당한 제품을 추천해 가격을 매기는 식이다.
스냅드래곤X엘리트의 개발자용 PC를 활용해 그 자체로 LLM을 구현한 사례도 전시됐다. 사물인터넷 및 솔루션 전문 기업 썬더컴(Thundercomm)은 스냅드래곤X엘리트 개발자용 PC에 온디바이스 AI로 법률 조언을 돕는 AI, 레시피 생성 AI, 파워포인트 제작 AI, 이메일용 AI, 이미지 생성형 AI 등을 다양하게 구축했다. 물론 미니 PC 특성상 텍스트 생성 속도는 상당히 느렸으나, LLM이 아닌 엣지 AI나 임베디드 수준이라면 기존 Arm 기반 임베디드 PC 시장에서는 대체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퀄컴 스냅드래곤X엘리트 기반 PC는 오는 6월 18일 전 세계 동시 출시된다. 국내에서도 이미 에이수스가 비보북 S15 OLED 모델을 소개했고, 삼성전자를 비롯해 에이서, 레노버 등도 국내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데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부분은 바로 산업 시장에 대한 가능성이다.
지금까지 퀄컴은 AI PC를 노트북으로만 소개했으나, 이미 수면 아래에서 산업용 AI PC로의 적용이 시작됐다. 물론 확장성이나 호환성 등 넘어야 할 벽은 있지만, 경제성과 활용도만 충족한다면 퀄컴 프로세서 역시 인텔, AMD과 직접 경쟁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노선을 밟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는 6월 18일, 본격적으로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에서 퀄컴의 도전에 대한 평가를 내리게 될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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