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논란 개의치 않았다”… 동양인 최초 제다이 이정재

최민지 기자 2024. 6. 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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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리즈 <애콜라이트>에서 이정재는 제다이 ‘마스터 솔’을 연기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포스’는 강력한 힘이야. 우리가 존중해야만 하는 힘이란다.”

자애롭고 인자한 얼굴의 제다이 ‘마스터 솔’(이정재)이 제자인 파다완들에게 말한다. 어린 파다완들은 스승으로부터 은하계 평화 수호자 제다이가 갖춰야 할 지혜를 배운다.

5일 베일을 벗은 스타워즈의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 1~2화 속 이정재는 특별한 힘 포스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완벽한 제다이의 모습이었다. 한국 배우 최초로 스타워즈 시리즈 입성에 성공한 그는 마스터 솔을 따뜻하고 인간적인 제다이로 표현했다.

“두려움도 안타까움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기존의 정형화된 제다이와 다른 결의, 보다 인간에 가까운 감성을 지닌 인물이죠.”

이날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 시사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이 연기한 마스터 솔에 대해 설명했다.

<애콜라이트>는 50년 전통의 SF 프랜차이즈 스타워즈의 스핀오프 TV 시리즈다. 평화를 수호하는 제다이 기사단의 황금기로 불리던 시대, 제다이가 잇따라 살해당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그동안 다뤄진 적 없는 ‘고 공화국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이정재는 사건을 좇는 제다이 ‘마스터 솔’을 연기했다.

이날 공개된 두 개 회차에서는 제다이들을 노리는 어둠의 세력이 모습을 드러내고, 마스터 솔과 그의 제자들이 이를 추적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정재는 포스로 상대를 가볍게 제압하는 액션은 물론 깊은 회한을 느끼는 인간적인 모습도 선보였다. 스타워즈의 상징과도 같은 ‘광선검’을 휘두르는 장면은 시리즈가 본격화하며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재는 지난해 약 10개월 간 영국 런던에 머물며 <애콜라이트>를 촬영했다. 이정재는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하기 위해 4명의 영어 코치와 함께 수 개월에 걸쳐 집중 트레이닝을 받았다. “트레이닝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촬영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뉘앙스나 느낌이 제대로 살지 못했을 때 재차 테이크를 하면서 보완해나갔습니다. 영어가 저의 제1언어가 아닌 것을 이해해주고 배려해준 감사한 현장이었습니다.”

<애콜라이트>에는 이정재를 비롯해 또다른 주인공 ‘메이’ 역의 아만들라 스텐버그 등 유색인종 배우가 다수 출연한다. 이정재의의 출연 소식이 알려진 이후 일부 스타워즈 팬덤에서는 동양인 배우 캐스팅을 향한 반발의 목소리도 있었다. 제다이 캐릭터는 백인 배우의 전유물처럼 여겨져왔기 때문이다. 레슬리 헤드랜드 감독이 최근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나는 심한 편견과 인종주의, 또 혐오 발언과 관련된 그 누구도 스타워즈 팬이라고 여기지 않는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정재는 이같은 반응을 개의치 않고 연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 속 제다이의 복장이나 무술, 철학에서 동양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그 윗세대의 이야기에 동양인 제다이가 출연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했습니다.”

<스타워즈>는 미국 대중문화를 상징하는 시리즈지만 한국에선 상대적으로 두터운 팬덤을 형성하지 못했다. 시리즈가 1970년대부터 50년 넘게 확장을 거듭한 만큼 초심자에게는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정재는 “<애콜라이트>는 기존 시리즈의 윗세대 이야기이기 때문에 맥락을 알지 못해도 이해할 수 있다”며 “이번 시리즈로 스타워즈 세계관에 입성하시길 권한다”고 강조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이날 <애콜라이트> 1,2화를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1개 에피소드씩 공개할 예정이다. 시리즈는 총 8부작이다.

배우 이정재가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스타워즈 새 시리즈 <애콜라이트>(The Acolyte)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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