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동시 출몰” 카이스트 교수 된 지드래곤, ‘AI 콘서트’ 예고

지드래곤이 카이스트 초빙교수로 임용됐다. 사진|강영국 기자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특임교수로 임용된 가수 지드래곤(36·본명 권지용)이 학생들에게 형 같은 교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5일 대전시 유성구 본원에서 열린 ‘이노베이트 코리아 2024’ 행사에서 지드래곤에게 기계공학과 초빙교수 임명장을 수여했다. 카이스트는 “카이스트가 개발한 최신 과학기술을 K-콘텐츠와 문화산업에 접목한다는 취지에서 지드래곤을 특임교수로 초빙했다”고 밝혔다.

지드래곤은 “수많은 과학 천재들이 배출되는 카이스트의 초빙교수가 돼 영광”이라며 “최고의 과학기술 전문가들과 저의 엔터테인먼트 전문 영역이 만나 큰 시너지, 즉 빅뱅이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드래곤의 교수 임용 기간은 2026년 6월까지 2년이다. 지드래곤은 학부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으로 강단에 선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로의 경험과 삶을 공유, 학생들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비전과 통찰, 각자의 영역을 개척하는 도전과 영감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 기간 카이스트 글로벌 앰버서더로도 활동한다.

5일 카이스트 초빙교수로 임용된 지드래곤(왼쪽)과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 최용호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어 지드래곤은 카이스트 이광형 총장, 소속사 갤럭시코퍼레이션 최용호 대표와 함께 토크쇼를 진행했다.

하늘색 슈트 차림의 지드래곤은 “캠퍼스를 잠깐 둘러봤는데, 계속해서 놀라고 있다. 기대 이상이다. 연구, 개발하는 현장을 보니까 제가 작업하는 환경이랑도 비슷한 맥락으로 연결이 되는 것 같아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교수 임용 소감을 묻자 지드래곤은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어렸을 때 나름 천재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은데, 저는 천재가 아니다. 그런데 여기 계신 학생들은 천재이지 않나. 같이 어울리면 천재같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답했다.

이어 “제 직업이 대중가수다 보니까, 대중이 생각하기에 어려운 과학의 벽을 저를 통해 허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카이스트 학생들과) 같은 분야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형, 학생들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브리지 역할을 하고 싶다. 피해가 가지 않게, 누가 되지 않게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드래곤 소속사로 이름을 알린 인공지능(AI) 메타버스 기업 갤럭시코퍼레이션은 최근 카이스트와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내에 ‘엔터테크연구센터’를 설립해 한류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트윈 기술 연구, 아티스트 아바타 개발 등에 나선다.

지드래곤과 카이스트가 만나 ‘빅뱅’을 예고했다. 사진|강영국 기자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를 찾아 첨단 기술에 큰 관심을 보여 화제가 됐다.

최용호 대표는 내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 초대형 공연장인 스피어돔에서 지드래곤의 AI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연초에 지드래곤과 스피어돔을 경험했는데 굉장히 놀라웠다. ‘미래 공연장이란 이런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내년 말을 목표로 스피어돔에서 AI 콘서트를 선보이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지드래곤은 “콘서트에 AI가 도입된다면 다른 아바타를 기획하는 것보다, 저의 데이터를 개인적인 것까지 디테일하게 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일반 콘서트와는 다른 개념의 무대일 것이다. 그 가수의 없는 동안 빈자리를 채우는 느낌이 아닌, 또 다른 콘텐츠이자 부캐 아닐까 싶다. 여러 나라에 동시다발적으로 저를 소환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향후 카이스트와 함께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는 “비밀이라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제품이 완성돼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알게 됐다.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 이 기술을 통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들으면서 ‘나는 어떤 방식으로 접목시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기술이 생각보다 많이 완성된 것을 봐서 굉장히 들떠있는 상태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본업인 가수 활동은 올 하반기 예정돼 있다. 2017년 발매한 미니 2집 ‘권지용’ 이후 약 7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