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중 잠금 장치 해제하니 조선왕실 보물 8만8천점

이향휘 선임기자(scent200@mk.co.kr) 2024. 6. 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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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다란 연결통로를 따라오십시오. 총 거리는 300m가 조금 넘습니다. 여기서부터 8중 잠금 보안 장치를 뚫고 들어갑니다."

손명희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학예연구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8000여 점(국보 4건, 보물 27건)을 소장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장고 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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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
2005년 개관후 첫 공개
5일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가 언론 최초로 공개된 가운데 정소영 유물과학과 과장이 수장고에 보관 중인 현판 유물들을 꺼내보이고 있다. 이충우 기자

"좁다란 연결통로를 따라오십시오. 총 거리는 300m가 조금 넘습니다. 여기서부터 8중 잠금 보안 장치를 뚫고 들어갑니다."

손명희 국립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학예연구관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19년간 굳게 잠겼던 보물창고가 5일 처음으로 언론에 공개됐다.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 8만8000여 점(국보 4건, 보물 27건)을 소장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의 수장고 문이다. 언론에 공개된 것은 2005년 박물관 개관 후 처음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고궁박물관 수장고 19개 가운데 3곳인 10수장고(어보류), 11수장고(현판류), 19수장고(종묘 제기류)를 개방했다.

서늘한 공기를 뚫고 기자들의 발걸음이 제일 먼저 다다른 곳은 10수장고다. 경복궁 지하 2층쯤에 자리 잡은 곳이다. 이곳은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교명 등 628점을 보유하고 있다. 오동나무 수납장 위에는 온습도계가 온도 20.4도, 습도 55.3도를 가리키고 있다. 유리 너머엔 네임택을 달고 있는 유물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거대한 서재를 방불케 했다.

그다음 방문한 곳은 큼지막한 현판이 보관돼 있는 수장고다. 온도는 19.6도, 습도 57.2도다. 나무가 대부분이라 종이와는 다른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 사당에 쓴 현판 어필로 추정되는 '경모궁' 현판이 안전상의 이유로 뒤집어 보관돼 있다.

마지막으로 2019년 지은 오픈 수장고를 방문했다. 종묘 제사 때 쓰이는 금속류 제기들이 수납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정소영 고궁박물관 유물과학과 과장은 "보통 유물을 꺼내기 쉽게 한 줄로 세워두는데 공간이 부족해 세 줄로 뒀다"며 "고궁박물관 포화도는 160%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장품 개수 증가로 2021년부터 여주에 임차 수장고도 갖고 있다.

[이향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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