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한국 산업단지 내년 상반기 가동"
토지·인프라 조성 마무리
입주 예정 韓 중소기업과
개별 공장 설계 작업 진행
아스타·에스코넥·유민 등
현지생산 앞두고 잇단 수주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외국 기업 산업단지 프로젝트인 '사우디·한국 산업단지(SKIV)'가 내년 상반기 가동 개시를 목표로 조성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IV에 참여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은 최근 토지와 인프라스트럭처 설계 작업을 마무리하고, 기계와 설비를 비롯한 공장 구축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파이살 압둘아지즈 사우디국제산업단지회사(SIIVC) 대표(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이메일로 인터뷰하면서 "SKIV에 참여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이 사우디 자잔 지역에 위치한 산단 용지에서 토지와 인프라 설계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며 "현재 각 사의 공장 건설을 위한 토목·건축·전기 설계 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초기 투자금만 약 7조8000억원에 이르는 SKIV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석유 중심 경제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비전 2030'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현재 가장 진도가 빠른 곳은 유해화학물 방재솔루션 전문기업 유민에쓰티다. 유민에쓰티는 위험한 액체의 누액을 감지하는 전자인쇄회로 기반 필름형 액체 감지 센서를 생산한다. 현재 사우디 현지에서 센서 제품 파일럿 테스트에 들어갔다. 액체 감지 센서는 정유·화학 플랜트 등 산업 현장에서 누액으로 인한 재해 발생 위험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물 부족에 시달리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수도관에서 누수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호철 유민에쓰티 회장은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 사우디 수자원공사(NWC), 중동 최대 석유화학 기업 사빅 등에 센서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복합재료 가스용기를 생산하는 노스타콤포지트는 지난 2월 사빅의 투자 검증을 통과했다. 최근 자잔에서 복합재료 가스용기를 제조하기 위한 공장과 사무동 건축 설계 작업을 마쳤다. 연간 160만개의 복합재료 가스용기 생산설비를 구축해 중동과 아프리카 전역에 판매할 예정이다. 김기동 노스타콤포지트 대표는 "도시가스 공급이 안 되는 중동과 아프리카는 주로 액화석유가스(LPG) 용기를 사용한다"며 "사빅에서 원료를 저렴하게 공급받아 안전한 복합재료 가스 용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한 리튬 1차전지를 생산하는 에스코넥은 최근 사우디 표준청(SASO)의 품질과 안정성 인증을 획득했다. 현재는 합작법인이 입주할 공장 건설을 위해 SIIVC와 설계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강동균 에스코넥 부사장은 "현지 합작법인이 생산할 리튬 1차전지에 대해 사우디 내 주요 고객들이 필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공급 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 아스타도 SIIVC와 협력해 공장 설계 마무리 단계에 있다. 회사 측은 이달 안으로 사우디 투자청의 승인을 받기 위한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응수 아스타 부회장은 "사우디 투자청이 요구하는 비즈니스와 마케팅 계획 자료를 제출했다"며 "SIIVC와 사우디 투자 실무에 대한 최종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 산업개발펀드(SIDF)로부터 최종 투자 승인이 나고 자금 지급이 시작되면 자잔 지역에 클라우드 말디토프(MALDI-TOF) 질량분석기를 포함해 총 800대의 최첨단 체외진단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공장이 건설된다. 내년 하반기에 완공해 2026년부터 현지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미코바이오메드는 사우디를 거점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 유통망 확보와 매출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 윈도 필름 전문기업 오리온엔이에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 윈도 필름과 고기능성 윈도 필름, 이를 활용한 접합·복층유리·창호 제작을 위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메디칸은 현지 조인트벤처(JV)인 '사우디 메디칸' 설립을 완료했다. 이희영 메디칸 대표는 "사우디·한국 산업단지 프로젝트를 통해 사우디 현지에서 줄기세포 치료 기술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분리 및 배양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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