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닻 올린 황선홍호 대전 "목소리는 크고, 운동장은 시끄러워야 해"
강등권 추락으로 가라앉은 K리그1 대전 하나시티즌의 분위기가 새 사령탑 선임 후 한층 밝아졌다.
대전은 지난 3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이민성 감독의 후임으로 황선홍 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현재 3승5무8패 승점 14로 11위에 머물러 있는 대전의 반등을 이끌 소방수로 황 감독을 낙점했다.
황 감독 입장에서는 약 4년 만에 대전으로 돌아온 만큼 각오가 남다를 터. 지난 2020년 하나금융그룹이 인수하며 기업 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했으나 K리그2에서 팀의 승격을 이루지 못하고 시즌 중 사진 사퇴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후 대전은 2022년 이민성 감독 지휘 아래 K리그1으로 승격했으나, 올 시즌에는 하위권을 맴돌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황 감독은 팀의 강등권 탈출과 안정화를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황 감독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강등권에서 탈출하고 안정권에 접어드는 게 중요하다"면서 "1차 목표는 중위권 진입이다. 순위를 정하는 것보단 과정을 탄탄하게 해서 강등 걱정 없이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U-23 대표팀에서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발목을 잡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무산됐다.
이에 황 감독의 지도자 경력에 큰 오점이 생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우려를 딛고 약 한 달 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황 감독은 "우려하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 많은 말보다는 운동장에서 증명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조금만 믿고 성원해 주시면 실망시키지 않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항상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임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라며 "후회 없이 해야 하고, 대전과 함께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황 감독은 기자회견 뒤 덕암축구센터로 이동해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고, 첫 훈련을 실시했다.
그는 훈련 전 선수들에게 "중심에서 자꾸 떨어져 나가지 말고, 우리가 중심이 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면서 "높은 목표 의식을 갖고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외쳤다.
이어 "운동장에 나오면 밝고 유쾌하게 하자"면서 "목소리는 커야 하고 운동장은 시끄러워야 해"라고 강조했다.
강등권으로 추락한 대전은 황 감독 부임과 동시에 활력을 되찾았다. 반드시 반등에 성공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외치며 황 감독과의 첫 훈련에 나섰다.
주장 이순민은 "지금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하나의 팀으로서 목표를 갖고 나아가면 반드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팀이 많은 변화 속 어수선하고, 결과도 따르지 않아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라면서도 "감독님께서 팀을 멘털적으로 잡아주실 것 같아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순민은 "이민성 감독님이 떠나신 뒤 힘들었지만 빠른 시일 내 구단에서 결정을 해주셔서 새 감독님이 오셨다"면서 "A매치 휴식기 동안 감독님을 믿고 잘 따른다면 혼란스러운 상황을 빠르게 개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베테랑 미드필더 주세종은 FC서울에서 뛰었던 2018년 이후 6년 만에 황 감독과 재회했다.
그는 "오랜만에 감독님과 다시 함께하게 됐다"면서 "감독님과 선수들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고참의 역할을 잘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감독님을 많이 도와드리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팀에서만큼은 황 감독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세종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자신감 있게 뛸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는 분"이라면서 "대표팀에서도 선수들의 성향에 맞춰 잘 주문해 주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을 따라서 위기를 이겨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황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대전은 A매치 휴식기 뒤 오는 15일 포항 스틸러스와 17라운드 원정 경기에 나선다.
대전=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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